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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야구가 바야흐로 취미 생활의 '대세'가 된 시대.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말 야구 보러 가기 힘든 시대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가족과 함께 모처럼 야구장 나들이를 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최근 LG 트윈스의 29년만 우승, 지난해 KIA 타이거즈의 7년만의 우승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올해는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등 순위표에서 한동안 소외됐던 인기팀들이 상위권을 질주하면서 잔칫집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문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 1위팀 한화 이글스가 올해 최신식 구장 한화생명 볼파크를 개장했지만, 좌석수는 1만7000석에 불과하다. 이전 구식 구장 1만2000석 보다 불과 5000석만 늘었다. 야구 자체 못지 않게 현장 분위기를 즐기는 팬이 늘면서 좌석수를 줄이는 대신 보다 쾌적하고, 고급화된 환경을 제공하는 게 트렌드가 된 시점. KBO리그에는 메이저리그처럼 3만명 이상을 수요할 구장은 없다. 2만석 이상인 야구장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2만4000석) 잠실구장(2만3750석) 사직구장(2만2669석)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2만500석) 인천 SSG랜더스필드(2만3000석) 등 5곳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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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선 선예매를 제공하는 멤버십이 대한 관심이 눈덩이 처럼 커졌다. 각 구단은 올시즌을 앞두고 금액을 올리되 시즌권과 티켓 선예매 권한 등을 제공하는 수익 모델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 일반 예매를 찾는 라이트한 팬층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멤버십 위주의 선예매, 선선예매를 통해 티켓이 사실상 먼저 솔드아웃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테이블석 등 선호 좌석의 경우는 그 비중이 더 크다.
구단은 자선단체가 아니라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이고, 많은 돈을 쓰는 헤비 팬층이 우대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일반 예매는 새로운 팬들의 유입 창구다. 세대와 연령을 망라해 폭 넓게 자리잡은 야구 인기를 지탱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특히 프로스포츠계의 암(癌)적인 존재인 암(暗)표가 기승을 부리는 점이 문제다.
지금도 경찰들이 야구 현장을 돌며 암표상을 단속하고 있지만, 오프라인에선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대신 멤버십 선예매를 통해 확보된 표가 '당근'이나 SNS를 통해 시장에 풀린다. 좌석 분류 또는 가격만 표시하거나, 심지어 야구라는 스포츠부터 팀 이름까지 은어로 표시해 최대한 검색을 피하고, 온라인상으로 거래를 마친 뒤 티켓 QR코드 등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만남 없는 암표 거래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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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이나 KBO 역시 심각성을 인지하고 고민에 빠졌다.
단속을 통해 암표상을 제재한 사례도 적지만 있다. 하지만 사법권이 없는 이상 누구인지 특정하기가 매우 어렵고, 설령 찾아냈다고 한들 징계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시즌권 박탈이나 출입금지 등의 조치를 내리려면 구단 측의 품도 많이 든다. 또 암표상의 판매 게시물을 찾아내더라도 아직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처벌을 할 수도 없다.
멤버십 혜택은 티켓보다는 선수들과의 이벤트나 굿즈 등의 비중을 높이고, 야구장 티켓 정책에 대해서는 조금 더 발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