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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하려고 하는데, 안 되니까."
강백호는 지난 29일 잠실 LG전에서 방망이가 너무 맞질 않자 타석에서 신경질적인 모습도 보였다. 경기 내내 LG 선발투수 요니 치리노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해 애를 먹었고, 7회 마지막 타석에서 장현식 상대로 중견수 뜬공에 그치자 분을 참지 못했다. 배트를 바닥으로 내리치면서 박살을 냈다.
이 감독은 강백호의 부진과 관련해 "뭐라고 진단하기가 애매하다. 하려고 하는데 안 되니까. 상대 투수 공이 (몸쪽) 코스로 잘 들어오더라. 실투가 별로 안 온다. 치리노스 공이 좋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 FA를 앞두고 의욕이 넘쳤다.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천재타자. 19살 데뷔 시즌에 29홈런을 터트리며 고졸신인 역대 최다 신기록을 작성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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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뒤 강백호가 FA 자격을 갖추게 되자 업계는 충분히 총액 100억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비를 고려하면 과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어쨌든 타선 강화 효과는 확실했다. KT는 영입전이 펼쳐질 것을 고려해 올해 강백호의 연봉을 7억원까지 올리면서 최선의 방어를 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시장에서 몸값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시즌에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51경기에서 타율 0.233(180타수 42안타), 7홈런, 27타점, OPS 0.708에 머물고 있다. 이대로면 프로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다. 발목 부상으로 2개월을 날린 손해가 막심하다.
강백호 정도의 선수가 FA 재수를 선택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장의 평가를 받는 게 유리하기 때문. 다만 100억원 이상을 보장받기에는 현재 성적이 너무 머쓱한 것은 분명하다.
KT는 이제 4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강백호가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한다면, 큰 손해를 감수하고 FA를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다.
KT가 가을야구를 노래하기 위해서도 강백호의 부활은 꼭 필요하다. 이 감독은 강백호를 일단 경기에 계속 내보내면서 빨리 감각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KT도 강백호도 답답한 시간만 흐르고 있다.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