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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AL 사이영상 경쟁은 2파전 양상이다.
98개의 공을 던진 스쿠벌은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제구를 자랑했다. 5-1로 앞선 7회말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한 가운데로 넣다 실투가 되면서 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았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39개를 던진 직구 스피드는 최고 99.4마일, 평균 97.5마일을 찍었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헛스윙율은 20개 중 10개로 50%에 달했다. 구위가 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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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2경기에서 141⅓이닝을 투구해 12승4패, 평균자책점 2.23, 175탈삼진, 피안타율 0.221, WHIP 1.09를 기록했다. AL 다승 공동 1위, 투구이닝 1위.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2위다. 하지만 지금 사이영상 투표를 한다면 스쿠벌에 뒤지는 게 사실이다. 누가 봐도 그렇다. FOX스포츠가 제공하는 사이영상 배당율을 보면 스쿠벌이 -699, 크로셰가 +440이다.
그런데 남은 시즌 크로셰는 사이영상 경쟁에서 더 불리한 처지에 몰리게 됐다. 왜냐하면 체력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투구이닝과 탈삼진 부문서 스쿠벌에 뒤질 수밖에 없다. 평균자책점가 WHIP를 추격할 기회도 적어진다.
크로셰는 다저스전 등판 이후 이날까지 일주일 째 등판하지 않았다. 로테이션 대로라면 지난 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등판해야 했는데, 당시 알렉스 코라 감독은 크로셰의 등판을 2~3일 뒤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코라 감독은 "크로셰를 월요일 또는 화요일(현지시각)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내보낼 계획"이라며 "최근 본인과 이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좀더 쉴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크로셰는 "그렇다. 그런 얘기를 나눴다. 내가 휴식을 좀더 취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피칭 강도를 낮추는 것은 아니다. 구단이 내가 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 5일 로테이션은 문제가 없지만, 구단과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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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셰가 필요한 긴박한 순위 싸움 중이라면 일주일 이상 쉬는 로테이션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보스턴은 이날 펜웨애파크에서 열린 휴스턴전에서 7대3으로 승리, 4연승을 질주하며 뉴욕 양키스(60승51패)를 반 게임차로 제치고 AL 동부지구 2위로 올라섰다. AL 와일드카드 선두로 나선 보스턴은 지구 1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4게임차로 뒤쫓았다.
보스턴의 궁극적 목표는 지구 우승이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를 허투루 치를 수는 없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LA 다저스 더스틴 메이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좌완 스티븐 마츠를 영입해 로테이션을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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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0경기에서 178⅔이닝을 던져 9승10패, 평균자책점 3.12를 올리며 정상급 선발로 올라선 하우크는 올시즌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8.04의 성적을 남겼는데, 팔꿈치 부상이 원인이었다고 보면 된다. 지난 4월 1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는 2⅓이닝 12실점,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5월 1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는 2⅓이닝 11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우크가 이탈하면서 에이스인 크로셰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202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크로셰는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32경기에서 146이닝을 투구해 12승4패, 평균자책점 2.23을 마크,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최정상의 파이어볼러로 등극했다. 그러나 구단과의 갈등이 지속됐고, 결국 시즌이 끝난 뒤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런데 크로셰는 올시즌 벌써 22경기에서 141⅓이닝을 투구했다. 1경기를 더 등판하면 작년 투구이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스태미나 관리가 필요하다는 구단 방침이 정해진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