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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하필 그 때 중단을 시켰던 것일까.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3일 창원 경기. 양팀 경기는 1-1로 맞서던 연장 10회 내린 많은 비로 인해 1대1 강우 콜드 결정이 내려졌다.
무슨 일이었을까. 호남 지방을 강타한 비구름이 경상 지역쪽으로 이동했다. 9회말부터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강한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그럼에도 10회초 공격이 시작됐다. KT는 장진혁의 안타와 권동진의 사구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고 오윤석의 희생번트까지 작전이 완벽하게 이뤄졌다. 그런데 여기서 심판진은 선수단 철수를 지시했다. 우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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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타이밍. KT에서는 최고의 강타자 안현민이 나올 차례였다. 희생플라이 하나면 결승점이 될 수 있는 점수를 뽑을 수 있었는데 경기를 멈춰버렸다. 안현민을 1루에 채우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 뒤에 4번 장성우가 있었다. 희생플라이는 충분히 칠 수 있는 베테랑. KT에서는 득점 확률이 매우 높은 타순이었다. KT 이강철 감독이 항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기심이 아니라, 어떤 감독이라도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경기 운영이었다.
10회초 시작할 때 비가 안 오다, 안현민이 들어오는 순간 비가 미친 듯 내리기 시작했다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9회말부터 이미 많은 비가 내렸다. 비의 양, 예보 등을 고려하면 10회초 들어가기 전 경기를 멈추는 게 맞았다. 10회초 시작은 강행하더니, KT가 찬스를 만들자 갑자기 경기를 멈춰버리면 원정팀 입장에서는 당연히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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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 중간 결정적 찬스 중단 결정은 너무 뼈아팠다. KT 선수단은 1시간 넘는 시간을 기다린 후 쓸쓸히 짐을 싸야했다. 가을야구 경쟁으로 한 경기, 한 경기 결과가 소중한 가운데 5연패를 끊을 찬스가 비와 억울한 우천 중단으로 날렸기 때문이다. 이날 고영표까지 불펜으로 투입하는 총력을 펼쳤지만 허무한 결과였다.
KT가 비에 더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건 좋지 않은 기억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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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4일 LG 트윈스전, 1-0으로 앞서던 6회초 많은 비가 왔는데 심판진은 무려 95분을 기다리고 그라운드를 정비한 후 경기를 이어갔다.
지난 7월20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는 5회초 노시환에게 홈런을 맞았는데, 1점 차 뒤지던 6회초 비로 인해 강우 콜드패가 선언됐다. 두 경기 모두 KT 홈경기였다. 어드밴티지도 없었다. 그 때마다 이강철 감독은 "어쩔 수 없다"며 심판진의 결정을 존중했는데 이번에 또 한번 억울한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물론, 심판들의 고충도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니다. 우천 중단과 강우 콜드가 정확한 기준 근거가 있는게 아닌, 현장의 판단으로 이뤄지기에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고 유불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날 창원에는 경기 중 천둥, 번개도 쳐 팬들과 선수들에게 위험한 환경이기도 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