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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또 한 명의 코리안 유망주가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힐 위기에 처했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루키 레벨 FCL말린스 우완 투수 심준석을 방출했다(released)"고 공식 발표했다. 심준석은 올시즌 13경기에서 13⅓이닝을 던져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0.80, 23볼넷, 8사구, 16탈삼진을 기록했다.
심준석이 지난해 7월 31일 트레이드를 통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마이애미 팜으로 옮긴 직후 마이애미 팬매체 '말린 매니악'은 '심준석은 마이매미 유망주 순위 20위이지만, 성장 여부에 따라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서거나 아니면 실패자가 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면서 '말린스가 오랫동안 평균 이상의 선발투수 육성 경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심준석의 풍부한 구위는 장기적으로 말린스 팬들을 설레게 할 수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 매체의 부정적 전망이 결과로 나타났다. 실패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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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석은 덕수고 시절 최고 160㎞의 강속구를 던지며 '제2의 박찬호'로 주목받았다. 3학년이던 2022년 KBO 드래프트를 포기하고 미국 진출을 선언했고, 2023년 1월 사이닝보너스 75만달러에 계약을 맺고 피츠버그에 입단했다.
2023년 1월 27일 피츠버그 홈구장 PNC파트에서 열린 입단식은 화려했다. 피츠버그는 구단 트위터에 당시 18세였던 심준석 입단식 장면이 담긴 사진 3장을 올려놓고 한글로 '심준석 선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었다.
심준석은 당시 입단 인터뷰에서 "가야 할 길이 멀다. 이곳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 너무 기다려왔던 순간이고 언젠가는 이곳에서 던지고 싶다. 이 모든 순간이 설렌다"며 "미국에서 뛰는 게 나의 꿈이었다. 이곳에 와 꿈을 이루고 싶었다"고 했다.
피츠버그 지역 유력지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도 당시 입단식 장면을 상세히 전하며 '90마일대 후반의 강속구는 100마일까지 나오고, 날카로운 커브볼은 물론 체인지업이 수준급'이라며 '작년 다쳤던 팔꿈치와 발가락은 검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츠버그 스카우트는 심준석 가족을 만나 육성 계획과 메이저리그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까지 안내해줬다'며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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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이 누구인가. 그는 피츠버그 팜 출신이다.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피츠버그에 입단해 2013년 빅리그에 올라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에이스로 성장했다. 콜도 마이너리그 시절 직구 평균 구속이 심준석과 비슷한 95~96마일이었고, 키 또한 심준석과 같은 6피트4인치(약 1m93)였다.
그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쳐 2020년 9년 3억2400만달러의 거액을 받고 뉴욕 양키스로 이적해 2023년 AL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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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석은 이제 '자유의 몸'이다. 미국에 남고 싶다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다시 도전할 수는 있다. 한국으로 돌아올 경우 2년간 유예 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제 겨우 21살, 막연한 동경과 패기 넘치는 도전 정신이 3년 동안 마주한 현실은 가혹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