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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무조건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마지막인 줄 몰랐던 마지막 등판에서 데이비슨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6이닝 90구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해 시즌 10승(5패)째를 챙겼다. 롯데 타선은 모처럼 시원하게 터지면서 7대1로 승리했다.
데이비슨은 직구(41개)에 슬라이더(37개), 포크볼(8개), 커브(3개), 스위퍼(1개)를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 평균 구속은 147㎞를 기록했다. 1회에는 볼이 많아 애를 먹었는데, 이닝이 지날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뒤늦게 데이비슨과 마지막 경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선수단은 마운드에서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투수조는 얼음물을 부으며 10승을 축하하는 동시에 조금은 유쾌하게 작별 인사를 했다.
경기장을 찾은 데이비슨의 가족은 마지막으로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하는 데이비슨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데이비슨은 가족과 마지막으로 기념촬영을 한 뒤 사직 그라운드를 떠났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데이비슨의 고별전이었다., 마지막 경기를 정말 잘 던져 주며 유종의 미를 장식한 것 같다. 데이비슨의 전반기 활약으로 팀이 현재 순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좋은 워크에식과 실력을 갖춘 선수로 더 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다. 선수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롯데 포수 유강남은 "데이비슨의 마지막 경기에서 호흡을 맞췄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포수인 내가 부족했던 점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의 삶도 응원하도록 하겠다"며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함께 표현했다.
데이비슨은 "롯데를 평생 기억하겠다"며 웃으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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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을 달성하고 작별이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날이기도 했지만, 10승을 했다는 것 자체가 내 커리어에서 사실 대학교 이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리그에 와서 10승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의미 있는 날이지만, 가슴 아픈 날이기도 하다. 롯데에서 생활을 마친 아쉬움도 있을 것 같다.
당연히 사람이라 슬플 수밖에 없다. 일단 이런 팀 동료들과 프런트들이 해줬던 모든 것들이 감사한 마음뿐이다.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던졌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지난 몇 달 동안 그렇게 좋지 못한 성적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는 알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 이 팀이 플레이오프를 바라고 있고, 챔피언십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내가 팀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가족들이 경기를 보러 왔던데.
진짜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리그에서 오퍼가 왔기도 했고 가족들에게 처음 이야기했을 때는 '거기를 가야 돼?' 이런 반응도 있었다. 가족들이 부산과 한국을 경험할 수 있게 내가 기회를 받은 것 같아서 더 감사하다.
-김태형 감독과 마지막 면담은.
우선 10승 축하한다고 하셨다. 내가 로테이션에서 부상 때문에 빠지거나 그런 적 없이 내가 도와줬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그 점이 고맙다고 감독님께서 이야기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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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를 많이 상대한 투수의 입장으로서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항상 전투적이고 공격적으로 나와서 절대 가만히 삼진을 당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서 또 기회가 있다면 도전하고 싶은지.
휴대전화는 꺼두지 않을 것이다(웃음). 만약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쟁취하겠다.
-롯데는 어떤 팀으로 기억에 남을까.
무조건 평생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내가 새로운 리그를 도전했고, 대만에서부터 사실 다가와 주지 않는 선수들도 있었겠지만, 진짜 거의 모든 팀 동료들이 와서 질문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라커룸에서 항상 선수들이 다가와주고 나도 다가갔기에 이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평생 기억하겠다.
-경기 뒤 기념촬영할 때 팬들이 박수를 치던데.
사실 사진을 찍기까지 모든 과정이 한 시간 정도밖에 안 걸려서 계속 그사이에 감정이 오락가락했다. 사실 팬들은 지금 박수를 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항상 경기장에 오셔서 열심히 응원하고 특히 부산 팬들은 더더욱 그런 것을 느꼈다. 그래서 감사하고 항상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우승에 도전하는 롯데에 한마디 남기자면.
항상 열심히 하고, 훈련이 됐든 경기가 됐든 그러면 당연히 기복은 있겠지만 잘 이겨내서 꼭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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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