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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분노→해탈...햄스트링 부상 3번으로 시즌 날린 김도영, 선수 생명이 달렸다, 정말 중요한 건... [창원 현장]

최종수정 2025-08-09 01:07

충격→분노→해탈...햄스트링 부상 3번으로 시즌 날린 김도영, 선수 생명…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김도영이 윤동희의 땅볼을 처리하다 통증을 느낀 듯 얼굴이 찡그려지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내년엔 안 다치고 뛸 수 있는 게 중요하다."

다친 건 안타깝지만, 이미 벌어졌고 지나간 일. 중요한 건 앞으로 또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KIA 타이거즈에 또 '김도영 햄스트링 충격탄'이 터졌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개막전 왼쪽 햄스트링 첫 번째 부상에 이어 5월27일 도루를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또 이탈했다. 약 두 달 만에 돌아온 김도영은 달랑 세 경기를 뛰고 또 다시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부종 때문에 정확한 상태를 체크하지 못하고 2~3주 후 재검진인데, 사실상 시즌아웃이다. 모든 희망적 요소를 다 끌어다 모은다고 하면,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시, 그 때 상태를 보고 합류할 수 있는 정도다. 이마저도 장담하기는 힘들다.


충격→분노→해탈...햄스트링 부상 3번으로 시즌 날린 김도영, 선수 생명…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김도영이 윤동희의 땅볼을 처리하다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김도영은 혜성같이 나타난 '슈퍼스타'다. KIA를 넘어 KBO리그의 아이콘이 됐다. 지난해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활약으로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1억원이던 연봉이 단 번에 5억원으로 뛰는 역사를 이뤄냈다. 지난해 아쉽게 실패한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 올해는 더욱 농익은 기량으로 가능성을 높일 거라 여겨졌고, 김도영의 활약 속에 KIA도 '절대 1강'으로서의 위엄을 지킬 거라 예상됐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꼬였다. 처음에는 그저 '충격'이었다. 그동안 햄스트링은 다친 적이 없기에, 날씨가 쌀쌀한 개막전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야 했다. 두 번째는 '분노'였다. 김도영이 없는 사이 KIA는 시즌 초반 추락했다. 그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김도영이 복귀한 후 살아나려 하니, 또 사라졌다. 더 심하게 다쳤다. 당시 KIA 팀 분위기는 말이 아니었다.


충격→분노→해탈...햄스트링 부상 3번으로 시즌 날린 김도영, 선수 생명…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김도영이 윤동희의 땅볼을 처리하다 통증을 느낀 듯 얼굴이 찡그려지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이번에는 거의 '해탈' 모드다. 정말 정성껏 치료와 재활 등 관리를 해주고, 시간도 두 달이 넘게 충분히 줬다. 경기에 투입되기 전 할 수 있는 모든 검진, 근력 테스트 등을 모두 했다. 의학적으로,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뛰지 못하게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3경기 만에 또 다쳐버리니 이제 이 감독도, 구단도 할 말을 잃었다. 직전 다쳤던 쪽을 또 다쳤다면 준비 부족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쪽을 다쳐버리니 미쳐버릴 노릇이다.

일단 추측할 수 있는 건, 그 전 다쳤던 다리에 더 신경을 쓰고 몸이 자기도 모르게 보호 본능을 발휘시키다보니 다른 쪽에 하중이 가 부상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김도영 부상의 이유 전부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


충격→분노→해탈...햄스트링 부상 3번으로 시즌 날린 김도영, 선수 생명…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김도영이 윤동희의 땅볼을 처리하다 몸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이 감독은 "어린 선수다. 올해는 이렇게 다치며 시간을 보냈지만, 내년은 안 다치고 뛸 수 있게 어떤 준비를 하는지가 중요하다. 트레이닝 파트를 포함한 구단에서도 엄청난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우리도 답답하지지만, 도영이 스스로도 엄청나게 답답한 상황일 것이다. 어린 친구라 심리적인 부분도 걱정된다"고 강조하며 "의학적으로 관리하기 가장 까다로운 부위가 햄스트링이라고 하더라. 구단도 마찬가지지만, 도영이 스스로도 어떻게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을지 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햄스트링은 위험한 부위다. 이렇게 쉽게 다치면, 앞으로도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선수 생명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긴급 상황이다. 메디컬이든, 피트니스쪽 방법이든 뭐라도 찾아야 한다. 옛날처럼 죽도록 뛰어 하체를 단련하면 햄스트링을 다치지 않는다고 하면 죽도록 뛰어야 한다. 김도영의 지금껏 야구를 한 날보다, 앞으로 야구를 할 날이 더 긴 선수이기 때문이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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