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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도대체 누구를 위한, 뭘 위한 연패 고문인가.
이미 KT 위즈 소속이던 외국인 투수 돈 로치의 선발 14연패 기록을 경신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리고 이제 선발, 불펜 합계 최다 연패인 장시환의 19연패 기록 경신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김윤하는 지난해 장충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키움 지명을 받은 유망주. 키움은 선발 투수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난해 많은 기회를 줬다. 김윤하도 지난해 7월25일 두산 베어스전 7이닝 무실점 투구로 소중한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내며 올시즌을 기대케 했다. 지금은 팀을 떠난 홍원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김윤하를 3선발로 지목하고, 꾸준하게 기회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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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던진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허약한 키움의 팀 타선 한계가 있었다. 또 김윤하가 나오는 날은 유독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운을 얘기하기 전 본인의 투구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했다. 140km 중반대 직구. 최근 150km는 기본이 된 KBO리그에서 경쟁력이 전혀 없다. 가운데에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은 좋은데 공이 워낙 ?틀暉 스타일이라 상대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변화구의 구위와 제구가 좋은 것도 아니니, 선발로서 경쟁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설종진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3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는데 2패 뿐. 한계를 지적하고 2군에 내렸다가, 또 선발로 올라와 실패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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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일단 김윤하 본인에게 최악인 상황이다.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연패가 그렇게 길지 않았을 때면, 1승이면 살아날 수 있다는 말이 통했겠지만 지금은 '어거지'로 계속 나가다 이긴다 해도 무슨 의미냐는 생각이 들 정도의 처참한 상황까지 처했다. 차라리 올시즌은 접더라도, 2군에서 차근차근 구위나 제구를 끌어올리는 수업을 받는 게 훨씬 나을 수 있다.
팀에게도 마이너스다. 주중 NC 다이노스 원정 3연전을 스윕했다. 정말 어렵게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김윤하 선발 경기에서 또 맥이 끊겼다. 또 2군에서 어떻게든 1군 선발 한 번 나가보려고 피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는 박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기지 못하는 특정 선수에게만 기회가 계속 간다면, 의욕을 잃을 수밖에 없다.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프로다운 경기를 보기 위해, 이기는 경기를 보기 위해 티켓값을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는데 매번 지면 이 또한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정상적으로 야구를 하고 배운 지도자들이라면, 어린 선수의 멘탈이 이렇게 망가질 때까지 그냥 보고 두지 않는다. 그런데 키움은 김윤하에게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오히려 가혹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