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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3안타 쳐도 소용없네요' 피츠버그 감독 외면당한 배지환, 타석에서 미쳐날뛰는 중. 최근 4경기 타율 0.444+시즌 5호 한경기 3루타 폭발

기사입력 2025-08-14 21:20


'한 경기 3안타 쳐도 소용없네요' 피츠버그 감독 외면당한 배지환, 타석…
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소속의 배지환(맨 오른쪽)이 6월 30일 열린 홈경기에서 3대2로 승리한 뒤 동료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배지환은 이날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0-1로 뒤지던 7회말 동점 적시타를 날리며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사진=인디애나폴리스 공식 SNS캡쳐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가슴 속에 차오르는 억울함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경기에서 무섭게 안타를 때려내는 것 뿐이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소속의 배지환이 연이은 메이저리그 콜업 무산의 분노를 맹타로 승화시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메이저리그 콜업 가능성은 낮다. 기본적으로 돈 켈리 피츠버그 감독이 배지환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배지환의 콜업이 합당한 시점에도 켈리 감독은 오히려 다른 선수를 선택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중견수 오닐 크루즈를 7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포함시켰다. 크루즈는 전날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4회 수비이닝 때 조이 오티스의 타구를 잡으려다 좌익수 잭 스윈스키와 충돌하며 뇌진탕이 생겼다.

이에 피츠버그 구단은 황급히 크루즈를 부상자 명단에 넣고, 정밀 검진을 진행했다. 일단은 단기 IL에 넣었지만, 만약 크루즈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 켈리 감독은 "심각한 상황이다. 뇌진탕 증세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경기 3안타 쳐도 소용없네요' 피츠버그 감독 외면당한 배지환, 타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러면 통상적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외야수, 특히 센터 수비 경험이 많은 선수를 부르는 게 수순이다. 해당 선수가 특별히 타격 면에서 부족하다면, 외야 수비 경험이 있는 다른 선수를 택할 수는 있다.

결국 트리플A에서 꾸준히 중견수로 출전해 온 배지환이 1순위였다. 마침 배지환은 이날 전까지 타율 0.286(231타수 66안타)에 1홈런 20타점 22도루를 기록 중이었다. 무난한 공격지표다. 대체 선수로 콜업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켈리 감독의 선택은 외야수 로니 시몬이었다. 시몬은 지난 6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웨이버로 풀렸다가 피츠버그와 계약해 트리플A에서 뛰고 있는 선수였다. 피츠버그 합류 이후 52경기에 꾸준히 출전해 타율 0.291에 7홈런 30타점 24도루 OPS 0.832를 기록 중이었다. 배지환과 비교해 주루와 타격 정확도는 비슷하고, 장타력은 좀 더 나은 선수다.


다만, 시몬은 중견수 경험이 매우 드물다. 올해 마이애미에서는 오히려 내야수로 10경기(2루수 9경기, 유격수 1경기)로 나왔고, 외야에서는 코너(좌익수 6경기, 우익수 1경기)에 나왔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주로 코너 외야를 맡았다. 배지환처럼 내외야 수비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지만, 중견수로서는 불안요소가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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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배지환을 제치고 메이저리그로 콜업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오히려 수비 중심축인 중견수 경험이 풍부한 배지환을 콜업하는 게 보다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었다.

하지만 켈리 감독은 배지환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초에도 배지환의 경쟁자인 잭 스윈스키를 불러올렸다. 당시 스윈스키는 트리플A에서 타율 0.280에 12홈런 48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홈런 생산력 외에는 딱히 배지환보다 나은 면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스윈스키는 빅리그 콜업 이후 21경기에서 2홈런을 쳤지만, 타율은 겨우 0.118(93타수 11안타)에 그치고 있다.

이런 여러 정황이 뜻하는 바는 결국 하나 뿐이다. 켈리 감독이 머릿속 구상에서 배지환을 완전히 배제했다는 의미 밖에 남지 않는다. 배지환이 아무리 트리플A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선전하더라도 안쓰겠다는 뜻이다. 9월에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확장된다면 일말의 콜업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이 또한 장담하기 어렵다. 어쨌든 8월 안에는 안부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도 배지환은 트리플A 경기에서 또 다시 '한 경기 3안타'를 기록하며 콜업 실패의 아쉬움을 풀어내는 중이다.


'한 경기 3안타 쳐도 소용없네요' 피츠버그 감독 외면당한 배지환, 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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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은 14일 열린 스크랜턴-윌크스바레 레일라이더스(뉴욕 양키스산하)와의 원정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16호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득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올 시즌 배지환의 트리플A 5번째 3안타 경기였다. 이로써 배지환의 타율은 0.294(235타수 69안타)까지 치솟았고, OPS도 0.804가 됐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활약을 펼쳐도 메이저리크 콜업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할 뿐이다. 켈리 감독이 딱히 눈여겨 보지 않기 때문이다. 배지환의 언제 다시 빅리그 무대에 서게 될 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가운데 시즌은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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