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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재활 피칭을 본격화한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실전 첫 등판서 기대했던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1회초 등판하자마자 정신없이 상대의 공격을 견뎌내야 했다. 선두 브레이든 워드에게 볼넷과 도루를 잇달아 허용한 뒤 라이언 리터에게 몸쪽 94.5마일 직구를 던지다 우전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이어 잭 빈과 블레인 크림을 각각 2루수 땅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1루주자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케스턴 히우라에게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94.1마일 직구를 가운데 높은 코스로 던지다 우전적시타를 허용해 다시 한 점을 내줬다.
2회에는 선두 오웬 밀러를 1루수 땅볼로 잡은 뒤 놀란 클리포드에게 3루쪽으로 번트 안타를 내줬으나, 워드를 93.8마일의 직구로 3루수 땅볼, 리터를 92.8마일 직구로 2루수 플라이로 각각 제압했다.
3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는 선두 빈에게 105.2마일이 속도로 날아가는 중전안타, 크림에게 106.9마일의 직선 중전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두 안타가 모두 빨랫줄처럼 날아갔다. 결국 교체된 사사키는 후속 투수가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1점을 허용해 실점은 3개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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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 25개를 꽂았으나,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컸고 실투가 잦았다. 무엇보다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26개를 던진 직구 스피드는 최고 95.7마일, 평균 93.7마일에 그쳤다.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2023년 사사키의 직구 평균 구속은 98.8마일, 어깨와 복사근 부상을 당했던 지난해에도 96.7마일에 달했다. 또한 올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찍은 직구 평균 구속도 96.0마일이었다.
사사키가 실전 마운드에 오른 것은 지난 5월 10일 애리조나 다아이몬드백스전 이후 97일 만이다. 아무래도 부상 후 실전 첫 등판이기 때문에 애초 스피드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테지만, 연습 때보다 느렸다는 게 문제다.
7월 중순~8월 초에 걸쳐 소화한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서 사사키의 직구 스피드는 평균 96마일 안팎, 최고 97마일이었다.
지바 롯데 시절 최고 102마일, 2023년 3월 WBC 101.9마일의 최고 구속을 찍었던 포스를 되찾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니 100마일 회복이 불가능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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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직구 평균 구속은 1회가 93.4마일, 2~3회에는 94.1마일로 그 차이가 0.7마일에 불과했다. 최고 스피드도 1회가 94.5마일, 2회에 95.7마일이었는데, 95마일 이상이 2개 뿐이었다. 사사키는 '내가 스피드를 의식해 세게 던지면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는 뉘앙스지만, 적어도 구속에 있어서는 전력 피칭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사키는 "무엇보다 건강에 대한 우려 없이 던질 수 있어서 좋았다. 경기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해결해야 할 게 몇 가지 있었다. 잘 연구해서 다음 등판에 적용하도록 하겠다"면서 "몸에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경기 수행능력 문제만 남은 것이다. 내 몸을 잘 관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빅리그 수준으로 피칭 능력만 끌어올리면 된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한편, 다저스는 불펜진 난조로 최근 4연패에 빠졌지만, 사사키를 불펜으로 쓸 계획은 없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사사키를 선발투수로 본다. 선발진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