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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고교 시절 최고 157㎞ 직구를 뽐냈던 괴물 파이어볼러. 프로 무대에서도 드디어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정우주는 8월 들어 5경기 5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덧 2위 한화의 필승조 후보로 거론될 정도다.
2군에서 갈고 닦은 슬라이더가 큰 힘이 되고 있다. 16일 창원 NC파크에서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2군에서 슬라이더 연습을 해온 게 아주 좋다.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며 칭찬했다.
이어 주 2회 등판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도는 없다. 무리는 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페이스 아주 좋지 않나"라며 "고교 시절과 프로는 완전히 다르다. 주 6일 경기라는게 고졸 신인에겐 힘들 수밖에 없다. 휴식을 취하고 나니 지금은 투구 리듬도, 밸런스도 아주 좋다"며 웃었다.
정우주의 속내는 뿌듯함으로 가득하다. 그는 "지금 이 기회를 확실하게 잡으려고 노력중이다. 8월 들어 결과가 좋다보니 등판할 때마다 조금씩 자신감이 커진다. 팔에 부담도 없고,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없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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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맹연습한 슬라이더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군에서 레전드 정우람 코치에게 집중적인 연마를 받았다고. 투구 습관도 다듬었다.
"채은성 선배님이나 다른 타자 선배들이 '직구랑 슬라이더 던질 때 티가 난다'는 피드백을 주셨다. 아마 변화구 사인이 나면 소극적으로 변하는게 겉으로도 보였던 것 같다. 직구와 똑같은 폼으로 슬라이더를 던지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봉인'중인 필살기도 있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지금은 스플리터는 던지지 마라'라고 신신당부했다. 올해 마무리캠프부터 차차 다듬을 전망. 현재로선 슬라이더 주력에 가끔 커브를 섞어쓰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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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37⅓이닝을 소화하면서 삼진 57개를 잡았다. 9이닝당 삼진이 13.7개에 달한다.
"삼진이 짜릿하긴 하다. 또 삼진이 꼭 필요한 상황도 있기 마련이다. 다만 난 사인 받는대로 던지는데 운이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여유있는 상황에 등판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고, 타이트한 경기에 나가는 일이 많아지면 삼진 수가 줄어들거라고 본다."
한화 영구결번 레전드 정민철 해설위원과도 화보 촬영을 계기로 연락을 텄다. 2군에 있을 당시 멘털적으로 흔들리던 그를 잘 잡아줬고, 투구 노하우 등도 빈틈 없이 전수하며 정우주를 완성형 투수로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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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는 '161㎞' 문동주를 비롯해 김서현과 정우주까지 이른바 '광(光)속구' 투수들이 많다보니 시너지 효과도 강렬하다.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형들이 그런 공을 던지고 있으니까, 내겐 좋은 자극이 된다. 구속을 따라가는 건 쉽지 않을 것 같고, 너무 본받을 점이 많다. 또 내 장점도 열심히 연마해서 좋은 투수가 되겠다."
창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