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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혈투냐, 막장 드라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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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변수는 롯데가 8연패에 빠져있었다는 점. 문제는 타격이었다. 전반기 그렇게 신바람을 내던 선수들이 믿기 힘든 집단 슬럼프에 빠지며 잡을 경기들을 놓치고 연패가 길어졌다. 이럴 때는 아무리 에이스가 등판한다 해도 이기기 쉽지 않은 게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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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불운까지 겹쳤다. 4회 1사 후 손호영이 이날 첫 안타를 힘겹게 때려냈다. 하지만 레이예스의 잘맞은 중견수 방면 타구를 보고 베이스러닝을 하다, 김성윤이 포구를 한 걸 보고 귀루하는 과정에 미끄러져 1루에서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김성윤의 나이스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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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혔던 혈이 뚫리니 롯데는 무서웠다. 고승민의 안타로 이어진 찬스. 행운의 여신은 롯데를 외면하지 않았다. 손호영의 3루 땅볼 때 엄청난 사고가 터졌다. 삼성 3루수 김영웅이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았는데, 2루로 던지기 전 한 번 더듬었다. 그리고 송구. 그런데 고승민이 2루에서 살았다. 롯데 2루주자 한태양이 3루로 뛰지 않는 본헤드 플레이를 했는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대주자로 들어왔던 삼성 2루수 양도근이 한태양을 잡기 위해 3루에 던졌는데 이게 악송구가 되며 더그아웃쪽에 박혀버렸다. 한태양과 고승민 모두 안전 진루권이 주어져 홈인. 여기에 손호영은 3루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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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의 기쁨도 잠시. 8회초 믿고 투입한 불펜 홍민기가 말도 안되는 공을 던지며 흔들릴 때부터 불운의 조짐이 시작됐다. 이상을 느낀 김태형 감독이 한 타자 만에 정현수를 투입했지만, 정현수도 자신감을 잃은 모습. 김 감독은 1사 만루 위기에서 마무리 김원중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김원중이 1~2점을 주더라도 아웃카운트를 쌓는게 연패를 끊는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판단.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작성됐다. 끈질기게 커트를 하며 예열을 한 김영웅이 풀카운트 상황서 김원중의 포크볼을 걷어올려 극적인 동점 만루포로 연결시킨 것. 사직구장 1루쪽은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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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들어간 연장 승부. 롯데가 10회말 바뀐 투수 이승현(우완)의 난조로 1사 2루 찬스를 잡았지만 끝내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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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마지막 공격 끝내기 승을 노렸다. 영웅이 될 수 있었던 황성빈이 1사 후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도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1사 1, 2루 대타 박찬형의 유격수 직선타구 때 너무 무리하게 3루쪽으로 뛰었다. 횡사. 더블아웃. 그렇게 양팀 경기는 무승부로 끝이 나고 말았다. 너무 의욕이 앞섰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