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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해도 너무한다. 완봉 말고는 승리를 챙길 길이 없는 건가.
문제는 득점 지원과 불펜이었다. KIA 타선은 1군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생소한 투수 제환유에게 완전히 말렸다. 1회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가운데 제환유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넷을 남발해 2사 만루 기회를 잡은 상태였다. 여기서 무너뜨리면 끝나는 경기였는데, 오선우가 2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빅이닝이 무산됐다.
제환유는 2회부터 5회까지는 무적이었다. 13타자를 상대하면서 12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네일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동안 KIA는 어떻게든 추가점을 뽑아야 했는데, 전혀 네일을 돕지 못했다.
그런데 전상현이 양의지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완전히 꼬였다. 타격감이 좋은 안재석을 자동고의4구로 거르고 1사 만루에서 박준순과 승부를 선택했는데, 여기서 대타 김인태가 나왔다. 김인태는 전날 KIA에 뼈아픈 끝내기 안타를 날린 주인공. 김인태는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1-1 균형을 맞췄다. 2사 만루에서는 조수행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2사 1, 3루 이유찬 타석 때는 포수 김태군이 2루 도루하는 조수행을 괜히 저지하려다가 악송구를 저질러 1-4까지 벌어졌다. 김태군은 9회초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솔로포를 쳤으나 2대4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네일은 참혹한 상황을 더그아웃에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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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올해 네일과 총액 180만 달러(약 25억원)에 재계약했다. 네일은 지난해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해 1위에 올랐던 투수. KIA는 네일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지 않는 한 붙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네일은 한국에서 더 뛰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KBO리그 2년차인 네일은 지난해보다 더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한화 이글스 새 에이스 코디 폰세가 없었다면 올해도 평균자책점 1위 페이스다. 네일은 23경기에서 142⅓이닝, 평균자책점 2.15, 135탈삼진을 기록했다. 폰세(1.61)에 이어 평균자책점 2위, 이닝 3위, 탈삼진 4위에 올라 있다.
문제는 도통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는 것. 폰세가 15승무패 신화를 쓰는 사이 네일은 7승(2패)에 그쳤다. 폰세가 챙긴 승리의 절반도 안 된다. 네일은 퀄리티스타트 18개로 삼성 아리엘 후라도와 공동 선두다. 폰세(16개)보다 더 많이 선발투수의 임무를 다했는데도 승운이 전혀 따르지 않고 있다.
네일은 승리 불운에도 "내가 등판할 때마다 이기려고 항상 노력한다. 내가 등판할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KIA는 네일이 떠먹여 주는 승리도 챙기지 못하면서 또 3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 53승4무53패를 기록해 KT 위즈, NC 다이노스와 공동 5위가 됐다. 다른 5강 경쟁팀들도 같이 못하고 있어서 망정이지 겨우 5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서 연패가 더 길어지면 무조건 최하위권 추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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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