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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해요 나한테' 폰세 다음인데 15승 절반도 못 챙겼다니…완봉 말고는 답이 없나

기사입력 2025-08-18 16:44


'사과해요 나한테' 폰세 다음인데 15승 절반도 못 챙겼다니…완봉 말고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8회말 역전을 당하자 네일이 고개 숙이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17/

[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해도 너무한다. 완봉 말고는 승리를 챙길 길이 없는 건가.

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또 눈앞에서 승리를 날렸다. 리그 9위 불펜이 자꾸 발목을 잡는다. KIA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06이다. KIA 불펜보다 못 던지는 팀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뿐이다.

네일은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두산 타자들을 압도적으로 제압했다고 하기에는 출루를 허용했으나 네일답게 위기 관리 능력을 뽐내며 상대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득점 지원과 불펜이었다. KIA 타선은 1군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생소한 투수 제환유에게 완전히 말렸다. 1회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가운데 제환유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넷을 남발해 2사 만루 기회를 잡은 상태였다. 여기서 무너뜨리면 끝나는 경기였는데, 오선우가 2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빅이닝이 무산됐다.

제환유는 2회부터 5회까지는 무적이었다. 13타자를 상대하면서 12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네일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동안 KIA는 어떻게든 추가점을 뽑아야 했는데, 전혀 네일을 돕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네일이 내려간 다음이었다. 1-0 리드를 지키기에 KIA 불펜은 너무도 약했다. 2번째 투수 이준영이 8회 등판하자마자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다음 타자 케이브가 유격수 땅볼로 출루하면서 1사 1루. 여기서 KIA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고 있던 전상현을 올렸다. 마무리 정해영이 2군으로 내려가고, 조상우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전상현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런데 전상현이 양의지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완전히 꼬였다. 타격감이 좋은 안재석을 자동고의4구로 거르고 1사 만루에서 박준순과 승부를 선택했는데, 여기서 대타 김인태가 나왔다. 김인태는 전날 KIA에 뼈아픈 끝내기 안타를 날린 주인공. 김인태는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1-1 균형을 맞췄다. 2사 만루에서는 조수행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2사 1, 3루 이유찬 타석 때는 포수 김태군이 2루 도루하는 조수행을 괜히 저지하려다가 악송구를 저질러 1-4까지 벌어졌다. 김태군은 9회초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솔로포를 쳤으나 2대4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네일은 참혹한 상황을 더그아웃에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사과해요 나한테' 폰세 다음인데 15승 절반도 못 챙겼다니…완봉 말고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KIA 선발투수 네일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17/

'사과해요 나한테' 폰세 다음인데 15승 절반도 못 챙겼다니…완봉 말고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KIA 선발투수 네일이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17/

KIA는 올해 네일과 총액 180만 달러(약 25억원)에 재계약했다. 네일은 지난해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해 1위에 올랐던 투수. KIA는 네일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지 않는 한 붙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네일은 한국에서 더 뛰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KBO리그 2년차인 네일은 지난해보다 더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한화 이글스 새 에이스 코디 폰세가 없었다면 올해도 평균자책점 1위 페이스다. 네일은 23경기에서 142⅓이닝, 평균자책점 2.15, 135탈삼진을 기록했다. 폰세(1.61)에 이어 평균자책점 2위, 이닝 3위, 탈삼진 4위에 올라 있다.

문제는 도통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는 것. 폰세가 15승무패 신화를 쓰는 사이 네일은 7승(2패)에 그쳤다. 폰세가 챙긴 승리의 절반도 안 된다. 네일은 퀄리티스타트 18개로 삼성 아리엘 후라도와 공동 선두다. 폰세(16개)보다 더 많이 선발투수의 임무를 다했는데도 승운이 전혀 따르지 않고 있다.

네일은 승리 불운에도 "내가 등판할 때마다 이기려고 항상 노력한다. 내가 등판할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KIA는 네일이 떠먹여 주는 승리도 챙기지 못하면서 또 3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 53승4무53패를 기록해 KT 위즈, NC 다이노스와 공동 5위가 됐다. 다른 5강 경쟁팀들도 같이 못하고 있어서 망정이지 겨우 5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서 연패가 더 길어지면 무조건 최하위권 추락이다.


'사과해요 나한테' 폰세 다음인데 15승 절반도 못 챙겼다니…완봉 말고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네일이 7회까지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치자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17/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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