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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하루 전까지 멀쩡하게 공을 던지던 투수였는데...
연패 기간 그렇게 안 터지던 롯데 방망이가 7회말 터졌고, 거기에 상대 양도근의 수비 실책까지 더해져 대거 6득점 빅이닝이 나왔다.
7-3 역전. 어떻게든 이 점수를 지켜 연패를 끊어야 했다. 하지만 롯데는 8회초 1사 만루 위기서 조기 등판한 마무리 김원중이 상대 김영웅에 통한의 동점 만루포를 허용하며 경기가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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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투구부터 뭔가 불안했다. 공이 마구 날렸다. 긴장했나 싶었다. 그래도 4점의 여유가 있으니 씩씩하게 던질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선두 박승규 상대 스트레이트 볼넷. 투수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일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투구 분포가 충격적이었다. 프로 선수가 던진 거라고 믿기 힘든 수준의 난사가 4개 연속 나왔다. 그것도 다 직구였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면, 긴장했다는 것으로밖에 설명이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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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타석에는 홈런왕 유력 후보 디아즈. 초구 볼이 들어가자 김태형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중계 화면에 잡힌 김 감독의 입모양을 보면 메시지는 명확했다.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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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정현수가 올시즌 잘해주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 8연패에 빠진 팀 사정을 모를리 없고,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자신도 모르게 느껴지는 압박감에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이게 긴 연패에 빠졌을 때 왜 선수들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연패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끊어내는 건 더 어려워지는 법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