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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잠실 외야가 넓다곤 하지만, 너무 안일한 대처였다. 오히려 1위팀이 더 간절해보였다.
이날은 달랐다. 톨허스트의 구위는 여전히 막강했지만, 벨라스케즈 역시 초반 기싸움에선 밀리지 않았다. 최고 15㎞ 직구에 투심,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조화가 만만치 않았다.
LG는 1회말 문성주 오스틴의 연속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문보경이 삼진, 김현수가 1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3회까진 두 투수 모두 무난하게 넘겼다. 문제는 4회말 LG의 공격이었다.
선두타자 오스틴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문보경이 병살타로 물러날 때만 해도 롯데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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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현수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어 오지환이 7구까지 가는 또한번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문제는 이때 롯데 외야의 대처가 너무 허술했다. 주자가 발이 느린 김현수라는 사실에 방심한 모습이 역력했다.
정수성 LG 3루 코치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3루에 멈추겠거니 했던 김현수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홈까지 뛰어들었다. 롯데 중견수 황성빈, 2루수 한태양 모두 어깨가 강하지 않다. 대처마저 느렸으니 김현수에게 그대로 홈인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음 타자 박동원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니, 정수성 코치의 판단은 말 그대로 베스트였다.
LG는 이어진 5회말 벨라스케즈의 제구가 흔들린 틈을 노려 2점을 추가했고, 8회말에는 김현수가 쐐기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롯데는 9회초 2점을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선발 톨허스트 이후 김진성-김영우-유영찬으로 이어진 불펜진도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해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팀다운 짜임새였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