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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번 놓친 FA 대박의 기회가 이렇게 멀리 날아갈 줄이야.
김하성은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조지 M. 스타인브래너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5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시즌 타율은 종전 0.228에서 0.214(84타수 18안타)로 떨어져 버렸다. 다시 2할 유지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이후 무안타 경기가 두 번만 이어진다면 타율 2할선이 무너진다.
앞서 4경기 동안 4할(15타수 6안타)을 찍었던 상승 흐름이 다시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지난 7월초 메이저리그 복귀 후 반복된 패턴이다. 조금 살아날만 하면 여지없이 무기력한 모습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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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3회말에는 좌익수 뜬공, 6회말에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로돈의 공에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워낙 로돈에게 철저히 당하다 보니 이후 양키스 불펜을 상대로도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말았다.
복귀 이후 한달이 넘은 시점에서도 아직까지 이렇게 2할대 초반의 저조한 타율에 그친다는 건 김하성의 타격감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증거다. 수비나 주루플레이 등은 어느 정도 회복됐 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타격만큼은 뜻대로 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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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올 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 시장에 나선다는 계획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금 상태로 시장에 나와봐야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예고하는 기사도 나왔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최근 '2025~2026년 겨울 FA시장을 뜨겁게 달굴 예비 FA 상위 25인'을 소개한 적이 있다. 김하성의 이름은 25명 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를 단순히 '상위 25명에 들지 못했다'로 해석해선 안된다. 여기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건 아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인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즉, 시장에 나와봐야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해석하는 게 좀 더 적합하다.
불과 1년 여 전만해도 이렇게까지 처참한 상황은 아니었다. 부상 직전인 지난해 6월, 'MLB 트레이드루머스'가 뽑은 FA 랭킹에서 김하성은 8위를 차지했다. 톱10안에 당당히 들며 '총액 1억달러'를 너끈히 받아낼 것이라는 현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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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지난 2월 탬파베이와 1+1년 총액 2900만달러에 계약했다. 2025시즌 후 옵트아웃으로 F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계약이었다. 하지만 이 옵션은 이제 유명무실해졌다. 잔여시즌 동안 거의 매경기 멀티히트에 장타를 날려 3할대 타율과 최소 8할중반 이상의 OPS를 만들어놓는다면 모를까, 현실적으로는 더 이상의 반전을 보여주긴 어렵다.
이제는 조용히 2026년 말 스토브리그를 위해 내실을 다져야 할 듯 하다. 한 마디로 김하성의 2025년말 FA 대박 계획은 '폭싹 망했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