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아니면 도, 잊을만 하면 터지는 홈런, 끊을 수 없는 유혹인가...KIA '위즈덤 딜레마' [광주 현장]

기사입력 2025-08-21 14:07


모 아니면 도, 잊을만 하면 터지는 홈런, 끊을 수 없는 유혹인가...K…
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KIA전. 1회말 1사 위즈덤이 솔로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5/

[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모 아니면 도' 그래서 끊을 수 없는 유혹.

현 시점 28홈런 타자라고 하면 업고 다녀야 마땅하다 할 것이다. 디아즈(삼성)가 38개로 너무 멀리 달아나 그렇지, 리그 홈런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30홈런은 기정 사실이고,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4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 하지만 KIA 타이거즈 팬들은 외국인 타자 위즈덤을 보면 왜 한숨부터 나오는 것일까.

끊을 수 없는 유혹이다. 잊을만 하면 큰 타구가 하나씩 나온다. '뭐하는 거야'라고 하면 홈런을 친다.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 위즈덤은 키움 선발 박주성의 변화구에 맥을 못추며 첫 타석 3구 삼진, 두 번째 타석 4구 삼진을 당했다. 다른 타자들은 대폭발하고 있는데 4회 혼자 파울 플라이 아웃. 아예 감을 잡지 못하는 모습.

그러다가 6회 '뜬금' 솔로포를 터뜨렸다. 팀이 11-6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음이 조금 편해지자, 힘차에 방망이가 돌아간 것. 결국 키움이 9-12까지 따라와 경기가 끝났으니 나름 영양가가 있는 홈런이라고 의미 부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팀이 무기력한 타격 끝에 패한 20일 키움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최근 5경기, 20타석에 들어서 안타 3개 치는 동안 삼진은 무려 9개를 당했다.


모 아니면 도, 잊을만 하면 터지는 홈런, 끊을 수 없는 유혹인가...K…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IA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2사 1루 위즈덤이 삼진을 당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6/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홈런은 터진다. 워낙 파워가 좋으니, 맞기만 하면 외야로 타구가 쭉쭉 뻗어나간다. 문제는 맞히지를 못한다. 특히 찬스에서는 더 무기력하다. 대부분이 솔로 홈런이다. 그러니 홈런을 28개를 쳤어도 타점이 67개밖에 안 된다. 홈런타자로서 타율이 낮은 건 눈감아줄 수 있다. 그래도 '칠 때' 쳐주는 게 중요한데 위즈덤의 28홈런은 '속 빈 강정' 느낌이다.


그래도 뺄 수가 없다. 외국인 타자라는 상징성도 그렇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기에 그 일말의 기대를 져버릴 수 없는 것이다. 주자가 모여있는 상황 홈런 한방,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모 아니면 도, 잊을만 하면 터지는 홈런, 끊을 수 없는 유혹인가...K…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KIA가 2대0으로 승리했다. 김도영과 위즈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5/
3루 수비도 그렇다. 김도영이 사실상 '시즌아웃' 판정을 받은 뒤, 위즈덤이 3루로 투입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위즈덤이 1루에 있고, 3루에 박민 등 수비형 선수들이 들어가면 타선의 힘이 너무 떨어진다. 위즈덤이 3루에 있어야 오선우를 1루로 활용할 수 있다. 외야는 나름 잘 돌아가고 있기에, 오선우가 1루로 오는 게 타선이 가장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마무리 정해영이 2군에 가는 등 불펜이 붕괴 직전 조짐인 가운데, 이범호 감독은 "그럴 때일수록 점수를 뽑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속에 '위즈덤 딜레마'가 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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