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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품격에 무릎 꿇은 KIA...김도현 10실점 참사, 9회말 초황당 주루사...키움에 '충격 루징' [광주 현장]

최종수정 2025-08-21 22:22

벤츠의 품격에 무릎 꿇은 KIA...김도현 10실점 참사, 9회말 초황당…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충격의 루징 시리즈.

5강 싸움으로 갈 길 바쁜 KIA 타이거즈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충격의 루징 시리즈를 기록하고 말았다.

KIA는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0대11로 패배했다. 1차전 상대 5선발 경쟁 후보들인 박주성, 김선기, 김연주를 만나 홈런포 4방 포함 방망이쇼를 펼치며 승리했던 KIA는 2차전과 3차전 상대 원투펀치 알칸타라와 메르세데르를 만나 연패하고 말았다. 방망이가 싸늘하게 식었다. 수비는 실책 연발이었다.

시작은 좋았다. 1회말 1사 후 김호령이 메르세데스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김호령이 초구 낮은 슬라이더를 제대로 걷어올렸다. 김호령의 시즌 5호 홈런포.


벤츠의 품격에 무릎 꿇은 KIA...김도현 10실점 참사, 9회말 초황당…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이 홈런에 흔들렸는지, 메르세데스는 다음 타자 김선빈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제구가 매우 좋은 투수인데,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 최형우에게 안타, 나성범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을 했다.

하지만 전날 이긴 키움의 기세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KIA의 아쉬운 수비는 또 이어졌다. 전날도 3회 치명적 실책 2개로 패한 KIA였다. 선두 이주형이 1루수와 2루수 사이 땅볼 타구를 보냈는데 공을 따라가던 1루수 오선우가 갑자기 공을 포기하고 1루로 돌아가며 안타가 됐다. 실책은 아니지만, 아쉬운 판단. 오선우는 1회에도 송성문의 땅볼을 포구하지 못해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벤츠의 품격에 무릎 꿇은 KIA...김도현 10실점 참사, 9회말 초황당…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그리고 다음 플레이도 실책은 아니었지만 아쉬웠다. 김태진의 직선 타구가 좌익수쪽으로 날아갔다. 잘 맞은 타구지만 1군에서 뛰는 외야수라면 잡아야 하는 타구. 하지만 전날 콜업된 김석환이 이 타구를 잘 따라갔지만 마지막 포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기록은 2루타지만 이 역시 아쉬운 수비였다.

선발 김도현이 김동헌과 어준서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1실점으로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박주홍에게 2사 후 추가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 송성문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최주환에게 통한의 역전 스리런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고향 광주만 오면 불을 뿜는 최주환의 방망이인데, 이날도 중요한 순간 홈런포가 터져나왔다.


벤츠의 품격에 무릎 꿇은 KIA...김도현 10실점 참사, 9회말 초황당…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LG전. 1회 2타점 적시타를 친 최주환이 후속타로 득점한 후 환영받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0/

기세를 탄 키움은 3회초 2회와 똑같이 5점을 더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왔다. 선두 임지열의 볼넷으로 시작해 김태진, 김동헌, 어준서, 박주홍의 연속 안타가 터졌다. KIA는 선발 김도현을 내리고 김기훈을 투입했지만 송성문의 적시타와 최주환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며 기어이 5점을 채웠다.

KIA도 포기할 수 없었다. 3회 최형우의 1타점 2루타에 이어 나성범의 투런포로 5-10 5점차로 좁혔다. 하지만 4회초 김기훈의 폭투로 허무하게 점수를 줘 힘이 빠졌다.


벤츠의 품격에 무릎 꿇은 KIA...김도현 10실점 참사, 9회말 초황당…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에게도 마지막 기회는 있었다. 호투하던 선발 메르세데스가 내려간 뒤부터 경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7회 메르세데스가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내려갔는데, 1사 후 박민과 박찬호가 연속 안타를 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선빈의 적시타로 1점 추격에 이어진 2사 1, 3루 찬스. 키움은 좌완 윤석원을 급하게 올렸지만 최형우와 나성범이 연속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경기는 8-11 박빙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어진 찬스에서 KIA의 작전을 간파한 키움 배터리가 바깥쪽으로 공을 뺐고, 스킵 동작에 걸린 1루 주자 나성범이 허무하게 견제사에 잡히며 추격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하지만 KIA에는 마지막 반격 카드가 남아있었다. 전날 경기 후 심한 탈수 증세로 수액 치료를 받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선발에서 빠졌던 위즈덤이, 대타로 나와 전준표를 상대로 추격의 투런포를 때려낸 것. 시즌 29호. 30홈런까지 딱 1개가 남았다.


벤츠의 품격에 무릎 꿇은 KIA...김도현 10실점 참사, 9회말 초황당…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키움은 주승우 부상 이탈 후 마무리로 전업한 조영건을 8회 2사에서 투입했다. 박찬호의 끈질긴 승부에 가까스로 8회를 넘긴 조영건. 9회까지 대위기를 맞았다. 1사 만루. 하지만 김태군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임지열 정면으로 날아갔고, 임지열이 2루 귀루를 하는 박정우가 베이스에 오기 전 정확한 송구를 해 경기를 끝내버렸다. 3루주자가 홈을 밟기 전 2루에서 아웃이 돼 득점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KIA는 비디오 판독까지 진행했지만, 공을 받은 김태진의 발이 살짝 닿아 포스아웃이 돼버렸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격하게 항의를 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벤츠의 품격에 무릎 꿇은 KIA...김도현 10실점 참사, 9회말 초황당…
사진제공=키움히어로즈
키움 선발 메르세데스는 6⅓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6안타 2볼넷 8삼진 5실점하며 KBO리그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이날 5실점 하기는 했지만, 이전 두 경기 호투에 이어 나름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연착률 가능성을 높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45km에 그쳤지만, 능수능란한 경기 운영으로 '흑마구'의 진수를 선보이며 KIA 타선을 이겨냈다.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7시즌을 뛰며 700이닝 이상을 소화한 관록이 묻어나는 투구였다.

KIA 선발 김도현은 2⅓이닝 10안타 10실점 대참사를 겪으며 시즌 6패째를 당했다. 전반기 그렇게 잘해줬는데, 후반기 들어 5경기 3패만을 기록하게 됐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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