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팬한테 욕설이라니' KIA, 문제 선수 2군행 철퇴…"부적절한 행동, 자숙하는 차원"

최종수정 2025-08-23 16:33

'팬한테 욕설이라니' KIA, 문제 선수 2군행 철퇴…"부적절한 행동, …
KIA 타이거즈 박정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가 팬과 SNS로 설전을 벌인 뒤 자숙하는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IA는 23일 광주 LG 트윈스전에 앞서 박정우와 투수 김정엽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투수 김현수와 내야수 정현창을 불러올렸다. 정현창은 지난달 NC 다이노스와 3대3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다. 오선우가 외야 수비까지 가능하기에 내야를 보강하는 선택을 했다.

박정우는 단순히 성적 때문에 2군행을 통보받은 게 아니다. SNS로 팬과 설전을 벌인 게 문제가 됐다. 욕설을 섞으며 팬과 언쟁을 벌였고, 팬과 전화 통화도 한 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KIA 관계자는 "선수(박정우)와 몇 차례 면담을 진행했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명한 것은 팬과 언쟁을 벌인 것이다.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자숙하는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설명했다.

SNS로 팬들에게 욕설을 들은 결정적 원인은 지난 21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주루사다. KIA는 키움에 5-11로 끌려가다 7회 3점, 8회 2점을 추가하면서 10-11까지 추격했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끝내기 승리를 노렸는데, 1사 만루에서 2루주자였던 박정우가 찬물을 끼얹었다. 김태군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날 때 키움 좌익수 임지열이 포구하자마자 2루 베이스에서 리드 폭이 컸던 박정우를 발견하고 바로 2루로 송구했다. 3루주자 김호령이 태그업해 홈으로 득점하는 것보다 2루에서 박정우가 포스아웃되는 게 더 빨랐다. 순식간에 병살이 되면서 KIA의 1점차 패배로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팬한테 욕설이라니' KIA, 문제 선수 2군행 철퇴…"부적절한 행동, …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과 KIA의 경기. 3회 내야땅볼 타구 후 1루를 향해 달리던 박정우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고통스러워하는 박정우.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25/

'팬한테 욕설이라니' KIA, 문제 선수 2군행 철퇴…"부적절한 행동, …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과 KIA의 경기. 3회 내야땅볼 타구 후 1루를 향해 달리던 박정우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그라운드를 나서는 박정우.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25/
KIA 팬들은 동점 내지는 역전까지 가능했던 절호의 기회에서 주루사를 저지른 박정우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최하위팀 키움 상대로 대량 실점하며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준 상황에서 박정우가 팬들의 분노에 불을 지른 셈이 됐다.

박정우는 팬들이 보낸 SNS 메시지를 다 읽고, 굳이 대응하면서 일을 키웠다. KIA 구단은 사태가 생각 이상으로 커지자 박정우와 면담을 진행했고, 서로의 주장이 어떻든 팬과 설전을 벌인 사실은 확실하기에 2군행을 통보했다. 팬이 선수에게 무차별 욕설과 폭언을 하는 것도 분명 문제지만, 박정우 역시 프로선수에게 걸맞지 않은 태도를 보여줬다. 생각이 짧았던 대가를 치르게 된 셈이다.

박정우는 현재 KIA의 주축 전력은 아니지만, 5강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한 이유는 있었던 선수다. 게다가 지난 5월 햄스트링을 심하게 다치는 오랜 기간 재활한 끝에 지난달 31일에야 다시 1군에 돌아올 수 있었다. 한순간의 화를 참지 못한 대가가 팀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자숙하는 시간을 통해 깨달을 전망이다.


KIA는 최근 3연패에 빠진 여파로 시즌 성적 54승4무56패에 그쳐 7위로 내려앉았다. 공동 5위 NC, KT 위즈와 1.5경기차다. 아주 멀리 벌어진 상황은 아니지만, 5강을 확신하던 한 달 전보다는 확실히 분위기가 나빠졌다. 여기에 박정우까지 이범호 감독에게 근심을 하나 더 안기게 됐다.


'팬한테 욕설이라니' KIA, 문제 선수 2군행 철퇴…"부적절한 행동, …
KIA 타이거즈 박정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