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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슬럼프→태풍으로 레벨업!' 이정후 4안타 폭풍활약, 샌프란시스코 미친 상승세 아무도 못막는다

기사입력 2025-09-06 17:19


'바람의 슬럼프→태풍으로 레벨업!' 이정후 4안타 폭풍활약, 샌프란시스코…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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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길었던 슬럼프는 이정후(27)를 한단계 더 성장시키는 쓴 약이었다.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이정후의 실력은 이전보다 분명히 '레벨업' 된 듯 하다. 특히 이정후가 살아나면서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시즌 막판 무섭게 승수를 쌓아나가며 완전히 사라진 듯 했던 포스트시즌의 꿈을 되살려가고 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돌풍의 진원지가 되는 분위기다.

이정후가 올해 두 번째로 '한 경기 4안타'로 펄펄 날면서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8대2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2경기 연속 멀티히트 및 3경기 연속안타행진이다.

지난 달 4일 뉴욕 메츠전 이후 33일 만에 다시 나온 '한 경기 4안타' 활약이다. 5월초부터 7월까지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뒤 이정후는 8월부터 다시금 시즌 초반의 '엘리트 타자' 모습을 회복했다. 후반기에만 두 번이나 '4안타 경기'를 한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덕분에 이정후의 타율은 0.267(498타수 133안타)로 뛰어올라 곧 2할7푼대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OPS도 0.732에서 0.744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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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회초 2사 2루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2-0으로 앞선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세인트루이스 선발 마이클 맥그리비를 상대로 첫 안타를 뽑아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약간 낮은 스위퍼(83.5마일)를 강하게 받아쳤다. 타구 속도 104.7마일(약 169㎞)짜리 빨랫줄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선두타자 이정후의 안타 이후 팀 타선이 폭발하며 대거 4점을 뽑았다. 이정후가 일으킨 바람이 득점 폭풍으로 이어진 것.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초반 6-0으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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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안타로 자신감을 회복한 이정후는 6-0으로 앞선 5회초 1사 후 나온 세 번째 타석에서 상대 우완 불펜 고든 그라세포를 상대로 강한 타루를 만들었다. 2구째 94.9마일의 포심을 받아쳐 타구속도 102.2마일(약 165㎞)를 찍었다. 이번에는 타구가 우측 외야로 날아가 안타가 됐다.


5-1로 앞선 7회초 무사 1루 때는 타점을 기록했다. 상대 우완 불펜 라이언 페르난데스의 4구째 몸쪽 커터(92.1마일)를 잡아당겼다. 이번에도 타구 스피드가 100마일을 넘어 102.9마일(약 166㎞)까지 나왔다. 1-2루 사이를 경쾌하게 꿰뚫은 타구는 그대로 우익수 오른쪽 펜스 앞까지 굴러갔다. 주자가 여유있게 들어오며 이정후가 타점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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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역시 여유있게 3루에 안착했다. 이미 세인트루이스 수비진은 3루타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예 3루까지 송구하지도 않았다. 1루에서 2루로 가다가 걸리적거리는 헬멧을 벗어던진 이정후는 슬라이딩 없이 3루를 밟았다. 이정후의 올 시즌 11번째 3루타였다.

마지막으로 8회초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빠른 발로 안타를 만들었다. 2사 1, 2루에서 이정후가 친 타구가 크게 바운드되며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세인트루이스 유격수 메이신 윈이 공을 잡자마자 1루로 공을 강하게 던졌지만, 이정후는 바람을 가르며 달린 끝에 공보다 앞서 1루 베이스를 찍었다. 4타석 연속 안타를 달성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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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이런 맹활약 속에 샌프란시스코는 8대2로 승리하며 5연승을 질주했다. 덕분에 최근 12경기 동안 단 1경기 밖에 패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미친 상승세'라고 할 만하다. 덕분에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도 더욱 뜨거워졌다. 샌프란시스코가 72승69패를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3위 뉴욕 메츠에 4경기차로 따라붙었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5연승을 달성한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6.5%다. 지난 1일에는 2%였는데, 5일 만에 3배가 늘어났다. 기적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이정후의 첫 메이저리그 가을잔치는 결코 헛된 희망이 아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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