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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연이틀 불펜데이. 토종에이스의 어깨가 무거웠다.
팀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품고 있는 영리한 에이스.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마운드에 올랐다.
초반부터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온 한화타자들과 빠른 승부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4회까지 단 40구 만에 마쳤다. 완투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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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승부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원태인으로선 부담스러운 상황. 아니나 다를까 2-0으로 앞선 5회초 고비가 찾아왔다.
8번 선두 이재원 볼넷, 9번 심우준 안타로 무사 1,2루. 희생번트 1사 후 리베라토의 볼넷으로 1사 만루. 문현빈을 내야 파울 플라이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천적' 노시환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배트가 나올 만한 유인구를 꾹 참아낸 상대팀 친구는 미소를 지으며 1루를 향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무너지지 않았다. 채은성을 차분하게 삼진 처리하고 리드를 유지한 채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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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를 공 10개로 마친 원태인의 투구수는 83개. 6회말 강민호의 포수최초 통산 350호 투런 홈런으로 기다리던 추가득점이 나왔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1사 후 황영묵의 안타와 라베라토의 볼넷으로 허용한 1,2루에서 문현빈에게 통산 첫 안타를 적시타로 허용하고 말았다. 4-2.
100구째를 채운 원태인은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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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의 4아웃 세이브 속에 삼성은 4대3 진땀승을 거뒀다.
6⅓이닝 동안 100구를 던지며 7안타 5볼넷 2탈삼진 3실점한 원태인은 불펜진의 호투 속에 최근 4연승으로 시즌 11승(4패)째를 달성했다
원태인은 경기 후 "사실 만족스러운 피칭은 아니었다. 5회에 볼넷 3개, 7회에 볼넷 을내주면서 너무 쉽게 상대에게 베이스를 내준 것 같아 아쉬웠다"면서도 "스스로에게 실망은 했지만 팀이 이겨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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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달아나지 못한 타선의 박빙 리드 속 선발 투수에게 가혹했던 경기. 리드를 지켜낸 것 자체만으로도 에이스 다웠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선발 원태인이 7이닝을 채우지 못 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 경기에서 충분하게 본인 몫을 해줬다.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기면서 최소실점으로 버텼다. 역시 에이스다웠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어 "고비가 많았던 1점차 승부에서 이렇게 이기면서 선수들도 팀이 강해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을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절망의 끝에서 가을의 희망을 되살리는 극적인 반전 속 역대 최다 관중을 모으고 있는 삼성 야구. 가을을 향한 여정에서 원태인이 불펜진과 함께 사력을 다해 지켜낸 이날 경기가 돌이켜 보면 결정적인 순간이 될 공산이 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