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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김재윤은 8월부터 마무리 자리로 돌아왔다.
7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8회 2사 2루에 등판, 4아웃 세이브에 성공하며 KBO 통산 6번째 6년 연속 10세이브를 달성했다. 개인 통산 8번째 190세이브째. 10세이브만 추가하면 통산 6번째로 대망의 200세이브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전반과 후반이 극과극이다. 부침을 겪었던 전반기 37경기에서 김재윤은 6.7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마무리 보직도 이호성에게 내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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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을까. 비결은 구위 회복이다. 140㎞ 초중반에 머물던 구속이 140㎞ 후반까지 올라오면서 변화구 효율이 높아졌다. 구위에 자신이 생기면서 억지로 세게 던지려고 하지 않으니 제구까지 덩달아 좋아졌다.
김재윤은 190세이브 달성 후 인터뷰에서 "하던 운동을 계속 꾸준히 하다 보니까 날이 더워지면서 몸이 좀 더 올라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역대급 길고 살인적인 무더위. 김재윤에게는 도움이 됐다. "체력이 떨어지긴 했는데 그래도 팔이 잘 풀려서 더운 날씨가 저한테는 좀 더 맞는 것 같더라"고 분석했다.
겸손하게 말하는 것일 뿐 전반기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해법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사실은 초반에 너무 힘들었어요. 팬들 앞에 시합 나가서 던지는 것도 사실 뭔가 죄송한 마음도 있었고 계속 점수 주고 하니까 팬들의 실망감도 크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좀 빨리 살아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게 좀처럼 잘 안 돼서 속도 많이 상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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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과 호흡을 맞추는 포수 강민호는 "재윤이 공이 좋아졌다"고 극찬하며 "작년에도 후반기 때 공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장난 삼아 '이제 너는 시즌 끝나면 쉬지 말고 윈터리그를 가라'고 했어요. '너는 공을 놓으면 안된다. 3연투도 하고, 멀티도 던지면서 공을 좀 많이 던져야 공이 더 좋아지는 스타일'이라고 했어요. KT 때부터 봐도 그게 맞는 것 같아요"라고 분석했다. 후반기를 넘어 가을야구 활약까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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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의 마무리 복귀와 맹활약은 오승환의 은퇴 선언(8월6일) 시점과 묘하게 맞물린다. 특별한 동기부여가 됐을까.
"마지막 은퇴 하시는 시즌이기 때문에 조금 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해야 된다는 사명 같은 느낌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어요. 마지막에 좀 더 밝게 웃으면서 은퇴하실 수 있도록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나도 힘들었던 시기, 따뜻한 밥 한끼 사주면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어줬던 영원한 '선배님'. 김재윤은 '우상' 오승환을 여전히 '형'이 아닌 '선배님'으로 부른다. 존경과 경의가 담긴 호칭.
그라운드와의 이별을 앞둔 '선배님'을 위해 오늘도 마운드에 선다. 단단한 승리지킴으로 잊을 수 없는 2025년의 가을야구를 선사할 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