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빠른 선수, 느린 선수 할 것 없이 나가면 뛴다.
발이 빠르지 않은 주자도 뛸 수 있다. 투구폼에 치명적 쿠세가 있어서다.
하지만 실패했다. 세트포지션을 신경쓰다보니 제구가 흐트러지고 구위가 떨어졌다. 난감한 노릇이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치열한 5강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상황. 엔트리에서 제외해 대대적인 개조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
|
오랜 습관을 쉽게 고치지 못하자 삼성은 일단 그냥 두기로 했다. 구위가 흐트러지는 것보다 도루를 허용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
현장에서 만난 삼성 박진만 감독은 가라비토의 세트포지션에 대해 "안 되네요"라며 아쉽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박 감독은 "그전부터 얘기했는데 그것 때문에 멘탈적으로 영향을 받아서, 얘기는 해주는데 그냥 쉽게 바꾸기는 여의치 않을 것 같다"며 "특히 위기가 되면 또 그 부분을 생각하지 못 한다. 여유가 있을 때는 괜찮지만 여유가 없을 때는 또 같아지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해도 멘탈이나 제구가 흔들릴 거면 아예 너 하던대로 그냥 해보고 그냥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쉬움 속에서도 박진만 감독은 재차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아요. 제구가 흔들리는 것 보다 그게 나을 것 같아요"라며 현 시점에서의 방법이 없음을 암시했다.
부상으로 짐을 싼 레예스 대체 외인으로 6월 말 첫 선을 보인 가라비토는 11경기 60⅓이닝 4승3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중이다.
66탈삼진으로 이닝당 1개가 넘는 구위를 자랑하지만 빠른 주자 출루시 퀵 모션에 약점을 보이는 것이 옥에티로 지적받고 있다. 그 바람에 퀄리티스타트도 3차례에 그치고 있다.
가라비토는 9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전에 12번째 선발 등판한다. 상대 선발은 최고 외인 제임스 네일이다. 구위만 놓고 보면 네일과 대등한 선발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투수. 과연 KIA 주자들의 흔들기를 구위로 이겨내고 팀에 승리를 안길 수 있을지, 삼성의 가을야구 길목에서 중요한 경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