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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앞에서 울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나가" 소리 듣던 감독의 '감격 재계약', 무슨 일이 있었나

최종수정 2025-09-09 15:20

"선수들 앞에서 울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나가" 소리 듣던 감독…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4회초 2사 1,3루 조형우가 3점홈런을 치고 이숭용 감독에게 폴더인사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10/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수들 앞에서 울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SSG 랜더스는 5강 싸움이 한창인데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이숭용 감독과의 전격 재계약 발표. 3년 총액 18억원 조건이었다.

사실 파격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SSG가 당연한 선택을 한 거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지난해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시즌 잘 싸우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SSG를 5강 후보로 꼽지 않았다. 객관적 전력이 약한게 사실이었다. 그 팀을 상위권에 올려놨다. 올시즌 가을야구에 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성적보다 어린 선수들을 주전급으로 키워낸 공로를 인정받을 필요도 있다. 김광현, 최정, 한유섬 등이 사실상 '멱살 잡고' 끌고 가던 팀이었는데 이제는 다음 세대 주축 박성한과 최지훈에 조병현, 이로운, 김민, 고명준, 정준재, 조형우, 안상현 등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류효승이라는 깜짝 거포까지 등장했다.


"선수들 앞에서 울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나가" 소리 듣던 감독…
사진제공=SSG 랜더스
감격의 재계약이다. 지난해 이맘 때, 이 감독은 팬들에게 "나가" 소리를 들었다. 5위 타이브레이크에서 8회 김광현을 불펜으로 올렸다, 로하스에게 역전 홈런을 맞고 패했을 때는 팬들의 분노가 절정에 달했다.

그러니 이 감독 입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더 기쁘고,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작년 타이브레이크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가 선수들 앞에서 울었다. 너무 분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정말 열심히 한 시즌을 뛰어줬는데, 나 때문에 모든 게 망가진 것 같다는 생각에 미안해 눈물이 쏟아졌다. 그런데 그 모습이 선수들에게는 울림을 줬던 것 같다. '저 사람이 우리와 팀을 위해 진심이구나'라는 느낌 말이다. 그 날 이후로 선수들과 더 의기투합 했다. 또 그 날 이후 절대 이런 아픔을 다시 만들지 말자는 각오를 굳게 했다"고 밝혔다.


"선수들 앞에서 울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나가" 소리 듣던 감독…
스포츠조선DB
이 감독은 "팬들께서 '나가'라고 하시는데, 정말 너무 힘들더라. 밖에도 못 나갔다. 나는 괜찮았다. 그런데 가족까지..."라고 밝히며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이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모든 걸 찾아 복기했다. 누구라도 붙잡고 조언을 구했다. 야구 전문가든, 아니든 말이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찾으려 노력했다. 지난해 중반 내가 욕심을 냈다. 그 시행착오가 큰 공부가 됐다. 원칙을 더 강하게 지키자고 마음 먹었다. 나는 지금도 내가 공개적으로 말함 콜업 기준으로만 선수들을 이동시킨다. 또 2군에 내려가는 선수는 무조건 만나 얘기를 해준다는 약속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선수들 앞에서 울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나가" 소리 듣던 감독…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SSG의 경기, 미소를 짓는 이숭용 감독의 모습.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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