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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은퇴를 앞둔 끝판왕 오승환의 빈자리를 지키는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김재윤.
신인 드래프트 지명에 실패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던 포수 출신. 격세지감이자, 감회 어린 인생 역전이다.
40년 넘는 프로야구 역사상 단 5명 밖에 없는 200세이브를 눈 앞에 둔 마무리 투수 답지 않게 한없이 겸손하기만 한 김재윤은 190세이브 소회를 묻자 공을 믿고 써준 사령탑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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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추억이 당시는 야구 인생을 건 모험이었다.
"제 인생이 너무 완전히 바뀌어서, 사실 계속 포수를 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저 자신도 가늠이 안 가요. 아마 지금 (이미 은퇴하고) 어디서 코치하고 있었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역사는 우연히 이뤄진다. 당시 KT를 지휘하고 있던 조범현 감독의 권유로 선 마운드.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확신은 없었다. 야구 인생을 건 모험을 감행하기엔 돌고 돌아 이제 막 국내 프로야구단에 둥지를 튼 시점. 고민이 컸다. 아들이 용기를 내는 데는 아버지의 믿음이 있었다.
"그 때 한 달 정도 고민을 좀 했었어요. 투포수를 병행하다가 결국 투수를 선택하게 됐죠. 아버지의 뜻이 좀 컸던 것 같아요."
삶을 살다보면 벼랑 끝이라는 생각에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딱 한걸음을 옮길 용기가 때론 필요하다. 문을 열고 나가면 벼랑 끝이 아닌 밝고 환한 미래의 들판이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른다.
김재윤의 야구인생이 그랬다. 부드러움 속 강인함을 갖춘 끝판왕 후계자. 시즌 초 부침을 극복하고 반등하며 삼성의 가을야구 희망을 되살린 외유내강의 마무리 투수가 드라마틱한 야구인생의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