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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나는 건방 떨고 그런 사람들 정말 싫어한다."
최형우는 오승환이 은퇴를 선언했을 때부터 개인적으로 은퇴투어를 대비해 선물을 마련했다. 아내의 제안으로 감사패를 직접 제작했다. 감사패에 들어간 문구까지 직접 최형우의 정성이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 10일 광주 삼성전 은퇴투어에서 오승환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최형우는 직접 문구를 읽은 뒤 결국 울었다.
최형우의 진심은 삼성 선수단에도 닿았다. 강민호, 구자욱도 눈물을 같이 흘렸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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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패에는 "사랑하는 나의 형님. 처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늘 존경해 왔습니다. 저에게 최고의 투수는 '오승환'입니다. 형의 모습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형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하겠습니다. 형의 동생 형우 드림"이라고 적혀 있었다.
최형우는 "(오)승환이 형이랑 같이 한 세월, 같이 한 성적과 기록을 보면 (왜 애틋한지) 다 아실 것이다. 승환이 형을 옛날부터 좋아했다. 다른 형들보다 더 좋아하긴 했다. 눈물을 많이 참은 것이다. 많이 울었으면 아마 말을 못했을 것이다. 승환이 형을 위한 자린데 엉망이 될까 봐 계속 참았다. 펑펑 울면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터질까 봐"라고 했다.
이어 "승환이 형의 야구는 다 알 것이고, 그냥 착하다. 나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거짓 없고, 착하고, 잘난 척 안 하고, 있는 척 안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은 솔직히 상종하지 않는다. 승환이 형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대단한 선수인데도 배려하고, 베풀고 그냥 착하다. 그래서 그런 형이 좋은 것이다. 건방 떨고 이런 사람들을 정말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지난 7월 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있다. 삼성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오는 30일 대구 KIA전에서 오승환의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날 마지막으로 공을 던질지 눈길을 끌고 있다.
최형우는 존경하는 형의 마지막 공을 타석에서 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혹시나 타순이 맞지 않아 마지막 기회를 놓칠까 오승환의 등판에 맞춰 대타로 나서면 어떨지 생각도 했다. KIA의 순위 싸움이 걸려 있다면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상황이 허락하면 가능한 일이다.
최형우는 "그래도 한 타석인데"라며 투수 오승환을 마지막으로 마주할 순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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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