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육상★신현진이 장애인체전에 나왔다고?" '선천적 시각장애 공개→한신X3관왕 싹쓸이→"장애-비장애亞게임 첫 동시출전 목표!"[단독X진심인터뷰]

최종수정 2025-11-04 20:08

"MZ육상★신현진이 장애인체전에 나왔다고?" '선천적 시각장애 공개→한신…
신현진이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여자육상 200m T12 결선에서 1위로 골인하며 3관왕을 달성한 순간.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MZ육상★신현진이 장애인체전에 나왔다고?" '선천적 시각장애 공개→한신…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부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그 신현진이 장애인체전에 나왔다고?"

제45회 부산장애인체전 육상 경기가 한창인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22세 스타 스프린터' 신현진의 등장은 이번 대회 최고의 핫이슈였다.

강력한 피지컬에 해사한 눈웃음을 지닌 스프린터 신현진은 여자육상 MZ세대 대표 스타다. 100, 200, 400m가 주종목으로 인천 인일여고 시절 양예빈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주목받았다. 400m 여고 랭킹 1위로 '스턴건' 김동현과 100m 맞대결을 하는 영상도 화제가 됐다. 2023년 실업팀 포항시청 입단 후 지난해 전국체전 200m에서 24초01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첫 금메달을 획득했고, 올해도 부산전국체전 400m, 1600m 계주에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MZ육상★신현진이 장애인체전에 나왔다고?" '선천적 시각장애 공개→한신…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그런 그녀가 전국체전이 끝난 자리에서 재개된 전국장애인체전 트랙에 다시 나타났다. 그녀는 최근 유튜브 '멘탈구조대'를 통해 "한쪽 눈이 아예 안보인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처음 공개하는 비밀"이라고 했다.

선천성 시각장애로 오른쪽 시신경이 없는 상태. 초등학교 이후 비장애 선수들과 진검승부하며 고교 랭킹 1위, 금메달을 휩쓸어온 그녀의 시각장애를 동료들도, 지도자들도 알지 못했다. '100m 한국신기록 레전드' 이영숙 대한장애인육상연맹 이사는 "처음 들었다"며 놀라워 했다.

신현진의 질주는 압도적이었다. 이번 대회 여자 일반부 400m T-12에서 1분04초40, 100m에서 13초19의 한국신기록과 함께 가볍게 2관왕에 올랐고, 4일 200m서 27초33의 한국신기록, 3관왕으로 첫 장애인체전 도전을 마무리했다. 신현진은 3관왕 직후 "첫 출전이라 적응 단계라고 생각하고 뛰었는데 3관왕을 하게 돼 조금 신기하다. 비장애인 체전은 개인종목을 2개 밖에 뛸 수 없다. 3종목을 뛸 수 있단 게 신기하고 3관왕을 하게돼 너무 좋았다. 앞으로 제 목표는 비장애인 대회든, 장애인 대회든 한국신기록을 깨는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신현진의 장애인체전 깜짝 3관왕에 육상계도 후끈 달아올랐다. 이대휴 대한장애인육상연맹 심판위원장은 "예선, 결선, 뛸 때마다 모두 한국신기록"이라면서 "100m 11초96, 200m 24초01의 개인최고기록을 가진 선수다. 내년 나고야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자기 기록만 내면 무조건 금메달이다. 패럴림픽 메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장애-비장애 대회 다 출전하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시너지도 많다. 소속팀인 포항시청도 이 부분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MZ육상★신현진이 장애인체전에 나왔다고?" '선천적 시각장애 공개→한신…
'여자육상 100m 한국신기록 보유 레전드' 이영숙 대한장애인육상연맹 이사(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선수육성위원장)과 이대휴 심판위원장이 신현진의 장애인체전 경기를 앞두고 지난해 파리패럴림픽 금, 은, 동메달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MZ육상★신현진이 장애인체전에 나왔다고?" '선천적 시각장애 공개→한신…
11초49, 1994년 이후 31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여자육상 100m 한국신기록 보유자, 대한민국 여자육상 레전드 이영숙 대한장애인육상연맹 이사가 인일여고 후배이기도 한 신현진의 메달을 응원하며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신현진의 인일여고 대선배인 이영숙 이사는 파리패럴림픽 기록 확인 후 반색했다. 200m 금메달은 23초62, 은메달은 24초19, 100m 금메달은 11초81, 은메달은 12초17다. 이 이사는 "신현진의 최고기록이 파리 은메달 기록이다. 아직 22세이고 발전하는 선수인 만큼 LA패럴림픽 금메달에도 도전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응원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패럴림픽 시각장애 육상에서 대한민국 선수의 역대 최고 성적은 1988년 서울패럴림픽 여자 100m 김방월, 1992년 바르셀로나패럴림픽 멀리뛰기 정연길의 은메달이다. 비장애 육상선수로도 전도양양한 신현진의 용기와 도전이 스포츠계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폴란드 탁구' 나탈리아 파르티카, '뉴질랜드 양궁' 네롤리 페어홀, '남아공 수영' 나탈리 뒤투아, '육상'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이란 양궁' 자라 네마티, '브라질 탁구' 브루나 알렉산드르처럼 올림픽, 패럴림픽에 동시 도전하는 '월드클래스' 선수를 우리도 보유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MZ육상★신현진이 장애인체전에 나왔다고?" '선천적 시각장애 공개→한신…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신현진의 장애인체전 첫 출전은 스스로 장애를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어릴 땐 눈이 안보인단 걸 스스로 안좋게 생각했다. 장전수 포항시청 감독님께서 장애인체전 이야기를 해주셨고, 장애등급, 스포츠등급을 받으면서 출전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특히 중학교 때부터 함께해 나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김혜진 개인코치님의 조언이 힘이 됐다. '네가 비장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건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너의 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고 조언해주셨다"면서 "장애, 비장애 육상대회를 오가면서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단 부분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시각장애 육상은 국제 수준이 매우 높다. 장애인 국제육상대회에서 1등을 하면 비장애인 대회 1등도 따라올 것이다. 비장애인 육상은 국제대회 기회가 많지 않다. 장애인 국제대회서 경험을 쌓고 기록을 줄여나가면 비장애인 대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선순환의 시너지를 노래했다. "비장애인 육상도 사실 우상혁 선수 때문에 최근 관심을 받고 예전보다는 유튜브 등을 통해 인기가 올라왔지만 여전히 비인기종목이다. 장애인육상은 더하다. 장애-비장애 육상을 잘 병행하면서 종목에도 도움이 되고 실력도 올라가고 이슈도 된다면 너무 좋을 것같다"고 했다.

신현진은 육상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선수다. 그녀를 아는 육상인들은 "육상밖에 모르는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학교에서 가장 빠른 아이'로 육상부를 자원했던 초등학교 3학년 이후 동급 최강 피지컬의 스피드 레이서로 공인받아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인천시 교육감배 대회 1위 후 서곶초, 인화여중, 인일여고, 포항시청까지 앞만 보고 쉼없이 달려왔다.


"MZ육상★신현진이 장애인체전에 나왔다고?" '선천적 시각장애 공개→한신…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장애, 비장애의 벽을 넘어 어느 무대서든 더 빠르게,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선택, 그녀의 목표는 분명했다. 100m은 11초 중반대, 200m는 23초대 진입. 가장 간절한 꿈은 200m 한국신기록 경신이다. "200m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다. 코너에서 빠지면서 직선 구간으로 이어질 때, 그 스피드감이 너무 좋다"면서 "200m에서 한국신기록을 꼭 깨고 싶다"는 꿈을 또렷히 밝혔다. "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20대 중반까지 계속 발전할 것이다. 모든 종목이 다 가능하고, 뭐든 뛸 수 있다. 100-200-400m, 계주, 장애, 비장애 아시안게임, 올림픽, 패럴림픽… 기회도 많아졌다"며 활짝 웃었다.

일단 내년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장애인아시안게임 동시 출전이 첫 관문, 다음은 LA패럴림픽이다. 파리패럴림픽 200m의 금메달 기록(23초62)은 한국신기록(23초69)보다 빠르다. 꿈의 LA패럴림픽 무대에서 한신도 나올 수 있을까. 긍정의 신현진이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와! 너무 좋은데요. 아주 좋은 목표가 될 것같아요."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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