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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무조건 다 이기려고 해야죠. 지는 건 없어요."
김선빈은 지난해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작은 거인'의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해는 김선빈다운 야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부상 탓이다. KIA는 2년 연속 우승을 목표로 의욕을 불태웠는데, 정규시즌 MVP 김도영이 개막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주장 나성범, 김선빈까지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필승조 곽도규와 선발투수 윤영철이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시즌을 접었다.
김선빈은 프로 18년차에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치고도 "가을야구를 확정 짓는 안타였으면 더 짜릿했을 것"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팀이 5강 탈락 위기에 놓인 것과 관련해서는 "솔직히 자존심이 상했다. 워낙 우리 팀이 시즌 초반에 부상 선수가 많았기 때문에 나도 그렇고, (나)성범이 (김)도영이 너무 많았다. (황)동하랑 (곽)도규도 다 부상선수라 그게 아쉽다"고 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남은 경기를 많이 이겨야 5강 희망을 이어 갈 수 있기에 타석에서 집중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기적은 3-4로 뒤진 9회말 2사 후에 시작됐다. 대타로 타석에 선 최형우가 두산 마무리투수 김택연에게 우전 안타를 뺏은 것. 김택연은 4아웃 세이브를 책임져야 했기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기 직전 안타를 허용한 충격이 큰 듯했다. 최형우는 곧장 대주자 박재현과 교체. 다음타자 윤도현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2사 1, 2루에서 박찬호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4-4 균형을 맞췄다.
김선빈은 두산이 이영하로 마운드를 교체한 가운데 타석에 섰다. 이영하는 오직 슬라이더로 승부를 봤는데, 볼카운트 0B2S에서 3구째 슬라이더가 김선빈의 방망이에 걸려 끝내기 안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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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솔직히 투수가 바뀌길래. (김)택연이 볼을 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마무리를 하지만, 공도 많이 던졌고 힘 떨어진 택연이 공을 치는 게 낫겠다 싶었는데 투수 교체를 하길래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조금 많이 했다. 주자가 1, 3루였기 때문에 또 2루수가 베이스에 붙어 있더라. 이거 2루 땅볼만 쳐도 무조건 끝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2구째 파울이 나면서 그때부터 무조건 정타 맞혀야겠다 이 생각밖에 안 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KIA는 7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이 0.061(3승46패)에 불과했다. 1점차 접전에는 승률 0.488(20승21패)였다. 경기 막판 접전인데 끌려가는 상황에서는 웃은 적이 거의 없었다.
김선빈은 "이런 상황이 많았는데, 그대로 끝난 적이 많다. 1점차에 끝난 게 많아서 아까도 혼자 '또 1점차야'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더 짜릿한 것 같다. 가을야구를 확정짓는 안타였으면 더 짜릿했을 것"이라고 했다.
맏형 최형우는 가을야구 가능성과 관련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현실적으로 쉽진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뜻이었다.
김선빈은 "나도 똑같은 생각이다. 무조건 다 이기려고 해야 한다. 지는 건 없다. 모든 선수들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남은 경기 조금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많은 승리를 하다보면 또 (5강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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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