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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체 누구야?' 낯선 투수가 155km 쾅쾅! 야구장 전체가 술렁였다

기사입력 2025-09-18 07:53


'와 대체 누구야?' 낯선 투수가 155km 쾅쾅! 야구장 전체가 술렁였…
사진=NC 다이노스

[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와~", "와!"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급 투수가 1군 마운드에서 154~155km 강속구를 연달아 뿌렸다. 술렁이던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주인공은 NC 다이노스 우완 투수 임지민이었다. 임지민은 이날 NC가 2-0으로 앞선 8회초 전사민에 이어 팀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그리고 첫 타자 정준재를 상대로 초구 154km 직구를 던져 볼 판정을 받았다.

두번째 공도 154km, 세번째 152km, 네번? 다시 154km. 강속구 쇼가 이어지자 관중석에서도 공 1개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이날 경기는 더블헤더 1차전이 비로 취소됐고, 2차전도 4회말 맷 데이비슨의 홈런 이외에는 양팀 모두 득점이 없어 비교적 조용한 투수전 양상의 경기였다.

그런데 잠잠하던 경기에 신인 투수가 불을 지폈다. 강속구를 꽂아넣던 임지민은 정준재를 151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다음 타자 박성한을 상대로는 초구 155km 직구를 기록했다. 박성한을 상대할때는 직구만 던지지 않고, 포크볼을 함께 활용해 1루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세번째 타자 에레디아를 상대할때는 직구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넷을 허용했고, NC 벤치가 투수를 김진호로 교체하면서 등판은 마무리 됐다. 그러나 팀이 4대0으로 대승을 거두면서 임지민은 프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2003년생으로 춘천중-강원고 출신인 그는 2022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의 2차 5라운드 전체 50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2023시즌 1군에서 2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 팔꿈치 골절 부상을 당한 후 현역 군입대를 선택하면서 빠르게 병역 의무를 마친 상태다.


'와 대체 누구야?' 낯선 투수가 155km 쾅쾅! 야구장 전체가 술렁였…
사진=NC 다이노스
올해 1월 전역한 후 팀에 합류해 다시 천천히 몸을 만들고 투구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8월 중순부터 불펜으로 등판하기 시작했고, 7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꾸준히 좋은 공을 보여주면서 결국 1군 콜업 기회가 찾아왔다.


부상 이력이 있어 사실상 올 시즌은 임지민에게 보너스. 하지만 2군에서 계속 좋은 평가가 올라오는 그를 직접 보고싶어한 이호준 감독이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 처음 등록했고, 11일 키움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3경기에서 2이닝 동안 무실점. 특히 SSG전에서는 2점 차 타이트한 박빙 상황에 등판해 데뷔 첫 홀드를 기록하는 의미있는 순간까지 맞았다.

임지민은 "처음 타자(정준재)를 잡을 때는 힘도 많이 안들고 제구도 잘됐다. 2사 후부터는 조금 흥분하면서 힘이 들어가고 제구도 흔들렸던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발 빠른 타자들을 잡아서 기쁘다"고 돌아보면서 "2군에서 강점인 직구를 살려 피칭해왔다. 코치님들 덕분에 잘 준비할 수 있었다. 아직 변화구는 부족하지만, 이닝에 관계 없이 마운드에 오르면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것이 목표다. 올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내년에 대한 기대도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포수로서의 가능성이 더 컸던 그는 NC 입단 이후 파이어볼러로 거듭났다. 프로 지명 당시 최고 구속이 150km에 못미쳤는데, 이제는 155km를 뿌리는 강속구 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군 복무까지 마친 '군필'이라는 점이 강점.

올해 정규 시즌은 사실상 막을 내리고 있지만, 빠른 공을 가진 원석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내년 NC 불펜에 대한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요소다.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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