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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주오가 누구야.
일단 긴장했는지, 삼성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지 단상에서 "두산 라이온즈"를 외쳐 모두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는 대성공. 하지만 궁금증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1라운드 지명 선수들은 드래프트를 앞두고 무수히 이름이 언급된 선수들. 순번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지 다 1라운드에 뽑힐 선수들로 예상이 됐다. 하지만 김주오는 이름이 거의 언급되지 않은 선수였기에 두산 팬들 입장에서는 '왜 이 선수를 뽑은 거야'라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더군다나 팔꿈치 피로 골절 여파가 있다고 하지만, 전체 1순위 후보로까지 언급됐던 경기항공고 투수 양우진을 건너뛴 선택이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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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판알을 튕겨볼 수는 있었을 것이다. 1라운드에 투수를 뽑고, 2라운드까지 남기를 기도해보자라고 말이다. 하지만 두산은 자체 평가로, 1라운드에 선택하지 않으면 자신들보다 앞 순위에 있는 팀이 2라운드에서 김주오를 데려갈 거라고 확신했고, 그 아쉬움을 가질 거라면 1라운드에서 과감히 뽑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지명 이유는 명확하다. 투수보다 거포, 그리고 오른손 외야 자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2군에 내려간 베테랑 정수빈을 필두로, 현 시점 1군에 등록된 김민석, 케이브, 김인태, 홍성호, 조수행, 신예 천현재까지 모두 좌타자다. 홍성호라는 선수가 나타나 홈런 갈증을 잠시 풀어줬지만, 두산은 김재환, 양의지 외 잠실 담장을 넘길 만한 타격 능력을 갖춘 거포 자원이 없는 현실이다. 이들도 이제 30대 후반을 바라보고 있다. 중심타자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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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준으로 선수를 찾으니 김주오가 최우선 순위였다. 고교 무대 기준이지만, 타격시 임팩트가 그 어떤 선수보다 강하다는 게 두산의 평가다. 그러니 장타가 나오고 타구 질이 좋다. 실제 김주오는 올해 고교 무대에서 32경기 타율 3할6푼, 6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주말리그 전반기 경상권A 홈런, 타점왕이다. 딱 보기만 해도 힘이 넘치는 느낌이다. 여기에 발도 빠르다. 도루가 12개나 있다. 주루 플레이에도 문제가 없는 동시에 외야 수비에서도 큰 구멍을 낼 가능성이 적다. 고교 시절에는 중견수로 뛰었지만, 프로에서는 부담이 덜한 코너 외야로 가면 된다. 수비는 프로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하면 할수록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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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 고교야구 전국대회가 열리는 목동구장에 타구 측정 시스템이 가동된 2022년 이후, 고교 선수 중 스윗스팟에 맞은 타구 중 최고 타구 속도를 기록했다. 무려 176.3km가 나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힘만 넘치는 게 아니다. 변화구 대처도 나쁘지 않고, 선구안도 훌륭하다는 게 두산의 자체 평가다.
일단 이렇게만 보면 같은 지역 출신 선배인 안현민(KT)을 떠올리게 한다. 안현민은 마산용마고 라이벌 마산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해, 올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엄청난 스타가 됐다. 김주오 스스로도 안현민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그 전에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였다고 한다. 그래서 등번호도 27번이었다고. 흥미로운 건 안현민 역시 가장 좋아하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트라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