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주, 정현우, 황준서, 김택연 리그 씹어먹고 있나...신인은 신인일 뿐이다

최종수정 2025-09-18 13:07

정우주, 정현우, 황준서, 김택연 리그 씹어먹고 있나...신인은 신인일 …
2026 KBO 신인 드래프트가 1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지명된 박준현, 오재원이 허구연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7/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신인은 신인일 뿐.

신인이라고 무조건 못한다는 법은 없다. 지난 시즌 김택연(두산)만 해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신인 선수가 바로 성공하기 정말 힘든 곳이 현재 KBO리그다. 그러니 단순 숫자에 현혹되면 안된다. 이 선수들이 당장 뭐라도 할 것 같은 기대감도 살짝 내려놓는 게 맞다.

2026 KBO리그 신인드래프트가 끝났다. 전체 1순위 영광은 '박석민 아들'로 유명한 박준현이 안았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프로 선수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또 올해 드래프트는 '이변의 연속'이라는 키워드로 정리가 됐다. 보통 구단들이 1라운드에서는 투수를 지명하는데 전체 2순위와 3순위 지명권을 가진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가 유신고 야수 신재인과 오재원을 연속 지명해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두산 베어스도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던 마산용마고 거포 김주오를 깜짝 지명했다. 선수 본인조차 "1라운드에 뽑힐 줄 몰랐다"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정우주, 정현우, 황준서, 김택연 리그 씹어먹고 있나...신인은 신인일 …
2026 KBO 신인 드래프트가 1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지명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7/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부터 팬, 언론의 관심이 하늘을 찌른다. 팀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당연하다. 최근 야구 인기가 급상승하며 팬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한 지식도 많아 전문가 수준의 분석까지 나온다. 누가 우리 팀 선수가 될지 예측해보는 것도 큰 재미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신인은 신인일 뿐이다. 이 선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인 건 분명하지만, 당장 팀과 리그 판도를 바꿀 선수들이냐고 묻는다면 냉정히 그건 아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는 마치 리그를 '씹어먹을' 듯 포장 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러니 누구를 뽑았나, 못 뽑았나 이런 것에 일희일비 할 필요 없다는 의미다. 기량은 한끗 차다. 장기적 비전 속 얼마나 잘 적응하고, 체계적 프로그램 속 건강하게 성장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정우주, 정현우, 황준서, 김택연 리그 씹어먹고 있나...신인은 신인일 …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정현우가 숨을 고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4/
당장 지난 2년의 드래프트를 돌아보자.

지난해 전체 1순위는 정현우(키움), 2순위는 정우주(한화)였다.

지난해 이맘 때 즈음 정현우는 153km 강속구를 던지는 완성형 좌완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정우주는 155km를 뛰어넘는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은 초대형 유망주였다. 하지만 정현우는 140km 초반대를 던지는 평범한 투수다. 정우주도 공은 빠르지만 변화구 완성도 등을 이유로 아직은 크게 중용받지 못하고 있다.


정우주, 정현우, 황준서, 김택연 리그 씹어먹고 있나...신인은 신인일 …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경기, 5회말 2사 1,3루 위기를 넘긴 한화 정우주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7/

2년 전 전체 1순위 황준서(한화) 역시 150km를 자유자재로 던지는 특급 좌완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첫 시즌 프로무대의 쓴맛을 보면서 직구보다 포크볼을 많이 던지는 투수가 돼버렸다. 김택연은 루키 시즌 '대박'을 쳤지만, 올해 지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상대를 압도하기도, 꾸준함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곳이 프로다.

투수는 1군에서 뛰기라도 하지, 야수 중 확실한 주전급으로 바로 발돋움한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팀 사정상 계속 기회를 받는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말이다.


정우주, 정현우, 황준서, 김택연 리그 씹어먹고 있나...신인은 신인일 …
2026 KBO 신인 드래프트가 1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키움에 1라운드 지명된 북일고 박준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7/
올해도 박준현의 157km가 화제다. 신재인은 '제2의 최정(SSG)'이고 오재원은 당장 한화 주전 중견수가 될 것 같은 분위기다. 153km를 던지는 양우진이 왜 8순위까지 밀렸느냐며 갑론을박이다. 하지만 위에서 얘기했던대로 신인은 신인일 뿐이다.

양우진의 예를 들면, 팔꿈치 피로 골절 여부와 관계 없이 지금 수준의 변화구면 프로에서 살아남기 힘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다.

김도영(KIA) 김주원(NC) 등이 리그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기까지 수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다. 원태인(삼성)도 14승 투수가 되기까지 2년 간의 혹독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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