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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는 후반기 들어 6인 로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6명 가운데 시언은 불펜으로 보직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한 명을 더 불펜으로 돌려야 한다. 후보로 오타니가 떠오르고 있다. 다저스가 오타니를 와일드카드 시리즈(WCS)에서 핵심 불펜투수로 쓸 계획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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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의 불펜 활용을 검토하는 건 다저스 불펜이 바닥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 1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였다. 하필 오타니가 선발등판해 5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은 경기. 다저스는 4-0으로 앞선 6회 두 번째 투수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5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고, 8회말 6-6 동점을 만든 뒤 9회초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라파엘 마샨에게 3점포를 얻어맞고 6대9로 패했다.
이런 불펜 난조가 경기를 망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어떤 역할이든 팀이 필요하면 맡겠다는 입장이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또한 선발이면 가능한 긴 이닝을 책임지고 싶어한다.
특히 오타니는 일본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가 불펜투수로 던질 경우 다시 타자로 서기 위해 외야수도 맡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다양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구원투수로 던진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선수로서 필요한 역할이 뭐든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다. 불펜을 맡게 된다면 투수 교체 후 상황에 따라 외야수로 뛸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내 역할이 뭐든 준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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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명타자로 들어갔다가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경우 일정 이닝을 던지고 다른 투수로 교체되면 자신의 타순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설 수는 없다. 즉, 일반 야수로 포지션을 바꿔야 라인업에 남을 수 있는데, 오타니는 외야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야수 준비"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다저스 이적 후 외야 수비 훈련을 한 적은 없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외야수 겸업에 대해선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수비 부담까지 지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타니의 불펜 활용은 경기 막판, 즉 9회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즉 투수 교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쓸 수 있는 보직이다. 마무리로 등판한다고 해도 타자로 치고 주자로 뛰다가 불펜에 들어가 웜업 피칭을 한다는 건 번거롭고 피곤한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