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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나는 이런 경기나 플레이를 용납할 수 없으니 선수들이 남은 경기 더 정신 차리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해달라고 했다. 나는 이런 경기나 플레이를 용납할 수 없으니 선수들이 남은 경기는 더 정신을 차리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 생각대로 플레이를 하면 내년도 없으니까. 지금 선수들이 가진 생각을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마인드로 바꾸라고 했다. 그게 맞다. 프로는 어떤 경기에서도 1경기든 2경기든 최선을 다하는 게 선수가 해야 할 일이고, 선수의 몫이다. 선수들이 한번 더 마인드를 새롭게 갖고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KIA는 이 감독이 처음 부임한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전력을 유지하고 올 시즌을 맞이했기에 2년 연속 왕좌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KIA 선수들은 다시 한번 왕조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했다.
주축 선수들이 죄다 부상으로 신음하니 하나로 뭉치는 선수단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6월에 반짝 부상 선수들의 빈자리를 대체한 백업 선수들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모처럼 KIA다운 끈끈한 야구를 보여주나 했는데, 후반기부터는 반복되는 연패로 힘이 쭉 빠졌다. 2위에서 8위까지 빠르게 추락했고, 5강 싸움에서 계속 밀리다 밀리다 이제는 가을야구행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없는 것은 동의하지만, 이 감독의 말처럼 계속 무기력하게 남은 경기를 버리듯이 치를 수는 없다. 이런 메시지 자체는 팀에 필요했다.
이 감독은 "어느 누구든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과감히 뺄 것이다. 선수들이 한번 더 생각해야 한다. 올해가 끝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에 변화를 줘야 한다. 하루 한 경기는 최선을 다한다는 마인드로 바꿔줘야 팀 자체가 밑으로 내려오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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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들은 18일 광주 한화전은 7회까지 2-1로 앞설 정도로 집중력을 보여줬다. 문책성 교체 당사자였던 김선빈은 수비와 주루에서 몸을 날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으로 분전했다.
그런데 KIA가 2점을 뽑으며 경기를 뒤집기 전에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보인 선수가 있었다. 포수 한준수다. 0-0으로 맞선 4회초 KIA 선발투수 아담 올러가 한화 4번타자 노시환에게 높은 직구를 던져 선취포를 얻어맞은 뒤였다.
이 감독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더그아웃에서 한준수를 한참 동안 혼내는 장면이 방송 중계 화면에 잡혔다. 상황에 맞지 않는 볼 배합을 했을 때 보통 이런 일이 벌어진다. 감독이 포수의 볼 배합을 지적하는 장면 자체는 낯설지 않은데, 이 감독에게 혼난 한준수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한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과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재 KIA 분위기가 얼마나 안 좋은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 감독은 이미 전날 선수단 미팅으로 충분히 긴장감을 심어준 상태였다. 감독의 강한 지적이 반복되면 선수단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다. 선수단 분위기가 나쁜 팀은 절대 상위권일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여러 사례로 증명이 됐다. 정당한 지적도 반복되고 감정이 섞이면 처음의 의도를 잃을 수 있다.
결국 KIA는 8회초 위기에 대거 3실점하면서 한화에 3대4로 패했다. KIA 불펜에서 가장 믿는 카드인 전상현을 올렸는데, 선두타자 대타 황영묵에게 투수 오른쪽 내야안타를 내주면서 꼬였다. 결국 그렇게 긴장하며 뛰던 김선빈도 다음 타자 대타 이도윤의 2루수 땅볼을 포구 실책하면서 전부 우왕좌왕했다. 무사 1, 2루 위기에 최인호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KIA는 지금 순위만 8위로 추락한 게 아니다. 선수단 분위기까지 완전 엉망이 됐다는 것을 최근 4연패로 충분히 보여줬다. 지금 KIA는 순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망가진 팀을 어디서부터 수습해야 할지 프런트와 현장, 선수들 모두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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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