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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진작에 이렇게 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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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이후 메츠가 연패 탈출에 성공한 반면 샌프란시스코의 승률이 떨어지며 승차가 벌어졌다. 하필 이정후가 타격 슬럼프에 빠진 시기와 팀의 부진이 묘하게 겹쳐버렸다. 이정후를 팀 부진의 원흉 중 하나라고 비난해도 반박의 여지가 없다.
이정후는 3-0으로 앞선 1회초 1사 2루 때 첫 타석에 나왔다. 이정후는 LA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높은 커브를 밀어쳐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지난 10일 애리조나전 이후 11일, 22타수만에 나온 안타였다.
1회 안타로 타석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이정후는 3회초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서도 글래스노우를 잘 공략해 이날 두 번째 안타를 쳤다. 신중하게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이어 7구째로 들어온 94.5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전안타를 날렸다. 1회와 3회에 좌우 스프레이 히트가 터진 건 이정후가 드디어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뜻이다.
이정후의 멀티히트는 지난 9일 애리조나전 '한 경기 3안타' 이후 12일 만이다. 이정후는 9일 애리조나전 3안타 이후 급격히 밸런스가 무너졌다. 다음날에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이후부터 무안타의 늪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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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부진은 타오르던 샌프란시스코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던 샌프란시스코의 희망은 이제 사실상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멀티히트를 친 21일 경기에서도 역전패를 당했다. 1회 4점을 선취했지만, 이후 5이닝 동안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다저스는 맥스 먼시(1회)와 마이클 콘포토(4회) 토미 에드먼(5회) 오타니 쇼헤이(6회) 등이 4개의 홈런포를 합작하며 7-4로 전세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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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4-7에서 5-7로 따라붙은 7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2루수 내야땅볼을 치고 말았다. 타구가 2루수 에드먼에게 잡히며 병살타가 나올 뻔했다. 2루에서 선행주자 브라이스 엘드리지가 아웃됐고, 이정후는 1루에서 겨우 세이프됐다. 2사 1, 3루 상황이 이어졌지만 후속타자 케이시 슈미츠가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는 이정후의 내야 땅볼이 공격의 맥을 끊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이날 이정후의 마지막 타석이었다. 때문에 오랜 무안타 침묵을 깨고 멀티히트를 했다고 기뻐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