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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1억1300만달러(한화 약 1593억원)짜리 선수가 기본적인 아웃카운트를 착각하는 어이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자신에 대한 신뢰도를 확 깎아먹는 어리석은 플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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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 시즌 가뜩이나 수비면에서 거의 '낙제점'을 받고 있는데, 이번에는 고교생도 잘 하지 않을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조차 "그답지 않은 플레이였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후는 27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 휴식일을 보내고 나온 이정후는 이날 상당히 좋은 타격 컨디션을 보여줬다. 4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종전 0.260에서 0.264(553타수 146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이정후가 '3안타 경기'를 펼친 건 지난 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18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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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올 시즌 남은 2경기에서 3루타 1개를 추가하면 '명예의 전당 헌액자' 이치로를 넘어설 수도 있다. 이날 타격면에서 이정후는 나무랄 데 없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이렇듯 빼어난 활약은 이정후가 경기 막판 수비이닝 때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모두 퇴색되고 말았다.
가장 나오지 말아야 할 '기본을 잊은 실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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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3회말 2사 1루에서 좌익수 뜬공에 그친 이정후는 6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우완 제이든 힐의 3구째 84.6마일짜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전 안타로 만들었다. 7회말 2사 1루 때는 역시 바뀐 우완투수 후안 메히아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날렸다. 4타수 3안타로 이날 팀내 최다 안타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런 타석에서의 활약에 도취된 듯 곧바로 이어진 수비 이닝 때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를 했다.
8회초 샌프란시스코 수비이닝. 1사 1루 상황이었다. 콜로라도 2번타자 헌터 굿맨이 친 타구가 중견수 이정후 쪽으로 날아왔다. 약간 깊은 타구였지만, 이정후는 이미 자리를 잡고 기다리다 어렵지 않게 캐치하며 2아웃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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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정후는 갑자기 뒤로 돌더니 공을 관중석으로 던져버렸다. 경기를 중계하던 현지 해설진은 황당하다는 듯 "이정후가 관중석으로 공을 던집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바로 콜로라도 1루 주자가 3루까지 간다는 뜻입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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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정후의 실수가 샌프란시스코의 실점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2사 3루에서 타석에 나온 블레인 크림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만약 적시타가 터졌다면 이정후에 대한 비판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저지른 위기를 극복하며 6대3으로 이겼다.
그럼에도 이정후의 본헤드플레이는 두고두고 회자될 듯 하다. 이정후의 실수는 메이저리그 공식 중계페이지에 이날의 주요장면으로 올라갔다. 이정후의 수비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질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