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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후반기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팀이 있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다.
LG를 보자. LG는 2위를 달리다 7월 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8월 3일 에르난데스와 결별하고 톨허스트를 영입한다는 발표를 했다. 전날인 2일 에르난데스가 삼성전서 6이닝 2안타 1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미 바꾸기로 결정한 상황이었고 마침 좋은 투수가 나와 계약에 이르러 교체까지 이뤄지게 됐다.
에르난데스는 부상으로 6주를 쉬면서 14경기를 던져 4승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66이닝을 던졌는데 피안타율이 2할1푼9리로 좋았고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도 1.17로 좋았지만 잘던지다가 타순이 한바퀴 돈 이후 갑자기 무너지는 단점이 여전해 결국 한국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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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정반대다. 데이비슨은 22경기서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고 팀을 떠났다. 승리를 많이 챙기긴 했지만 이닝 소화가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웠고 그래서 교체 성공 사례가 된 감보아와 같은 강속구 투수로 바꾸려 했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한 것. 교체 당시 롯데는 58승3무45패로 3위를 달리고 있었다. 4위 SSG와는 5게임차의 여유가 있었고, 1위 한화와 4게임차여서 벨라스케즈 영입은 1위까지 가려는 승부수였다.
그러나 벨라스케즈는 실망만 거듭했다. 6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10.50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벨라스케즈가 패할 때마다 5이닝이라도 잘던지고 승운이 따라줬던 데이비슨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신기하게 벨라스케즈 영입이 발표된 7일부터 롯데는 연패가 시작됐는데 그게 12연패까지 흘렀다. 그리고 부진은 9월에도 이어졌고 어느새 5강 탈락을 걱정하게 되더니 이젠 5강 탈락을 앞두게 됐다. 벨라스케즈 영입 발표부터 롯데의 성적은 8승3무24패다. 승률이 겨우 2할5푼으로 전체 꼴찌.
겨우 나흘 차이로 외국인 투수를 교체한 두팀의 명암이 이렇게 극명하게 갈렸다. 2위였던 LG는 우승을 눈앞에 뒀고, 3위였던 롯데는 5강 탈락 직전이다.
외국인 투수를 바꾸는 것이 그만큼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시다. 팀의 성적을 걸어야 하는 결정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