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150만 관중 돌파한 부산의 비극…비밀번호 넘어선 8년의 암흑기, 김태형도 막지 못한 불명예 신기록 [SC포커스]

최종수정 2025-09-29 12:11

홈 150만 관중 돌파한 부산의 비극…비밀번호 넘어선 8년의 암흑기, 김…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경기, 6회말 무사 1,2루 롯데 김태형 감독이 두산 양석환의 3루수 박찬형의 고의 낙구가 선언되자 그라운드로 나와 어필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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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롯데와 삼성의 경기. 롯데가 삼성에 10대 9로 승리했다. 마지막 홈 경기를 마친 롯데 선수들이 부산 홈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인사하는 김태형 감독.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26/

홈 150만 관중 돌파한 부산의 비극…비밀번호 넘어선 8년의 암흑기, 김…
지난 5월 매진된 사직구장.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구단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 롯데 자이언츠가 또 한번 아쉬움 속 가을을 맞았다.

롯데는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2대7로 패하며 가을야구 탈락이 최종 확정됐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8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다. 10개 팀 중 절반인 5개 팀이 진출하는 무대지만, 그 문턱이 롯데에겐 한없이 높아보인다.

올시즌 아쉬움은 두배로 컸다. 기대가 컸던 탓이다.

시즌 초중반까지 롯데는 승승장구했다. 예년의 '봄데'와는 많이 달랐다. 여름까지 3위를 굳게 지켰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단지 버티는 기간이 길었을 뿐이다. 어김 없이 추락했고, 결국 순위는 예년과 다름없는 7위(28일 기준)였다.

팬심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올한해 롯데의 홈 관중 기록은 무려 150만명(150만 7704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09년의 138만18명을 훌쩍 뛰어넘은 구단 역사상 최다관중 신기록이다.

폭염이 찾아오기 직전까지 롯데가 LG 트윈스-한화 이글스와 함께 선두 경쟁을 벌이자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홈인 부산 사직구장이 가득 찼다. 4월 24일부터 6월 19일까지 무려 22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세웠다. 더 긴 매진행렬이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오락가락한 장맛비 때문에 일찍 끊겼다. 예매 취소표가 속출하며 추가 현장판매분이 쏟아졌음에도 758표가 부족했다.


하지만 8월 상상을 초월하는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좌완 터커 데이비슨이 10승째를 올리고 퇴출된 8월 6일까지 롯데의 성적은 58승3무45패(3위). 하지만 이 승리 직후 데이비슨의 방출이 발표된 이후부터 8승25패3무(승률 0.242)라는 역대급 추락을 경험해야 했다. 이 기간 10개 구단 중 압도적 꼴찌(9위 KIA 타이거즈 14승24패, 0.368)로 벌어놓은 플러스 승수를 다 까먹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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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경기 마지막날. 부산 홈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롯데 선수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저주 섞인 'DTD(Down team is down)'의 불명예를 과거 LG트윈스로부터 이어받은 형국.

그 어느 해보다 기대가 컸기에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이다.

큰 기대만큼 크게 실망한 팬심도 차갑게 식었다. 더위가 가시고 야구보기 좋은 선선한 날씨가 돌아왔지만, 실망한 팬들이 발걸음을 끊었다. 주말에도 좀처럼 매진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6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 매진은 오승환의 은퇴투어, 원정 사인회에 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더해진 결과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롯데 홈관중은 150만7704명을 기록, 창단 후 최다 관중 신기록을 달성했다. 전국구 열혈 롯데 팬들의 뜨거운 열망을 채워줄 수 있는 단 1경기,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도 올라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위치에너지가 커지기 위해선 높이가 필요하다. 예년보다 높게 올라가면서 에너지가 커졌고, 그만큼 추락의 충격이 더 커졌다. 그나마 위에서 오래 버텼기에 한걸음 진보한 게 아니냐고 말 하기에는 아쉬움이 큰 결과물이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7년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래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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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양준혁 자선경기 참석차 한국을 찾았던 로이스터 전 감독. 사진제공=리코
한때 롯데에겐 굴욕적인 '비밀번호'가 있었다. 8888577. 21세기의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2001~2007년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할 당시의 순위다.

'구세주'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면서 잠시나마 안정적인 가을야구 진출을 담보하는 강팀으로 거듭나는 듯 했다. 후임 양승호 감독까지 2008~2012년 5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며 롯데 팬들의 열정을 다시 끓어오르게 했다.

하지만 이후 13시즌 중 2017년 단 한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가을무대 진출에 실패했다. 21세기 이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팀이라는 악몽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하나의 불명예 기록이 더해졌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롯데 구단 역사상 최장기간 신기록이다.

김태형 감독 한 명만으로 팀이 달라지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뼈 저리게 체감한 한 시즌. 롯데팬들은 또 다시 가을 대신 '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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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태형 감독과 선수들이 부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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