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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구단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 롯데 자이언츠가 또한번의 굴욕에 직면했다.
예년의 '봄데'와는 달랐다. 여름까지 3위를 지켰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단지 버티는 기간이 길었을 뿐이다. 순위는 예년과 다름없이 7위(28일 기준)다.
팬심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폭염이 찾아오기 직전, 롯데가 LG 트윈스-한화 이글스와 함께 선두 경쟁을 벌이자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홈인 부산 사직구장이 가득 찼다. 4월 24일부터 6월 19일까지 무려 22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마저도 오락가락하는 장맛비 때문에 예매 취소표가 속출, 추가 현장판매분이 쏟아졌음에도 758표가 부족해 기록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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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롯데 홈관중은 123만2840명을 기록, 창단 이래 최다 관중을 달성했다. 팬들의 가슴에 위안을 줄 수 있는 단 1경기, 와일드카드전이라도 올랐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위치에너지가 발생하기 위해선 반드시 높이가 필요하다. 하지만 예년보다 높게 올라갔고, 오래 버텼기에 한걸음 진보했다고 하기엔 민망한 결과물이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7년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래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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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구세주'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오면서 잠시나마 안정적인 가을야구 강팀으로 거듭나는 듯 했다. 후임 양승호 감독까지, 2008~2012년 5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이후 13시즌 중 2017년 한해를 제외하고 모두 실패했다. 21세기 이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팀이라는 악몽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한가지가 더해졌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롯데 구단 역사상 최장기간 신기록이다.
김태형 감독 한 명만으로 팀이 달라지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절절히 체감한 한 해다. 롯데팬들은 또다시 가을 대신 '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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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