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우천 취소로 갑자기 선발 낙점됐다. 게다가 1위 팀과의 경기. 지면 우승을 안방에서 내주는 자존심이 걸린 굉장히 중요한 경기.
정우주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53개의 공을 뿌리며 1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초 2사 1,2루의 위기 이후 8타자 연속 범타로 LG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며 홈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엔 계획에 없던 등판. 당초 28일에 열릴 경기였고 폰세가 선발 등판하기로 돼 있었는데 우천으로 취소됐고, 폰세는 이미 몸을 다 풀어 29일 등판이 불가능했다. 결국 정우주에게 선발 임무가 주어졌다. 길게 던지지는 못해도 첫번째 투수. 테이프를 잘 끊어야 했다.
1회초 홍창기와 신민재를 연속 삼진으로 잘 잡아냈지만 오스틴에게 유격수 강습 내야안타를 허용하더니 김현수에게 몸에 맞는 공으로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선취점을 내준다면 LG에게 흐름을 내줄 수도 있었지만 5번 문성주를 유격수앞 땅볼로 잡아내고 무실점으로 마무리. 이후 2회와 3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끝낸 정우주는 4회초 선두 오스틴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조동욱으로 교체됐다.
최고 155㎞의 직구를 35개 뿌렸고, 최고 141㎞까지 나온 슬라이더를 8개, 126㎞의 커브를 10개 뿌렸다.
경기 후 만난 정우주는 "전날 선발 등판을 알게 돼 많이 떨리기도 하고 긴장도 했는데 첫 선발 등판했던거 생각하면서 루틴 잘 생각하고 하니까 좋은 결과 나온 거 같다"면서 "너무 중요한 경기라고 잘 알고 있었다. 많이 잠도 못자고 그랬는데 막상 또 경기장에 올라가니까 그런 생각은 또 잘 안들어서 잘 던진 것 같다"라며 큰 경기 체질임을 알렸다.
|
|
|
미리보는 한국시리즈에서 잘던진 것이 실제 한국시리즈에서 LG를 만날 때 도움이 될 듯. 정우주는 "이번 시리즈는 공기가 많이 달랐던 것 같고 그래서 선배님들도 달랐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더 잘던지려고 집중을 했다. 이번에 LG를 상대로 마지막 3연전의 결과가 좋아서(2승1패) 한국시리즈에서 LG를 만나게 된다면 좋은 기억을 가지고 던질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선발로 2경기를 던지면서 느낀점은 역시 변화구와 카운트 싸움이었다. 정우주는 "변화구의 완성도가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카운트도 빨리 빨리 잡아야 투구수도 줄어드니까 그걸 많이 느낀 것 같다"면서 "선발은 애초에 하고 싶은 보직이다. 내년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를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면서 선발에 대한 꿈을 밝혔다.
이번 등판이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일 수도 있을 듯. "나는 언제든지 던질 준비가 돼 있는데 감독, 코치님은 오늘 등판으로 쉬게 해주시려는 것 같다"는 정우주에게 데뷔 시즌을 돌아봐 달라고 하자 "재미있었다. 감독, 코치님이 잘 관리를 해주시고, 등판횟수도 잘 조절해주셔서 좋은 상태에서 던졌다. 1군에 최대한 오래 붙어있고 싶었는데 그 목표는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내년 시즌에 보완해야 할 점을 묻자 "변화구의 완성도를 더 올리고 싶고 여름에 구속이 떨어진 적이 있는데 내년엔 구속이 안떨어지게끔 체력을 더 보완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다. 정우주는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투수로 던질 것 같다. 위기 상황이 오거나 막아야 되는 상황이 오면 목숨걸고 막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