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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레전드 오승환의 은퇴식날, 등번호 21이 새겨진 유니폼이 현장을 가득 메웠다.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밝힌 잔칫집이다.
반면 KIA는 74패째(63승4무)를 기록, 그대로 8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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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등판 가능성에 대해 "상황을 지켜봐달라"며 고민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아직 가을야구 진출조차 확정되지 않았고, 치열한 순위싸움 중인 만큼 당연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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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이날 오승환 전용 대타로 최형우를 대기시켰다. 전성기 시절 함께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1살 어린 동생이다.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도 원하고, (오승환은)그런 예우를 받기에 충분한 선수니까"라며 웃었다.
이날 현장에는 2만3933명의 야구팬이 입장했다. 삼성 구단은 "최근 관중석 앞 기둥이 쓰러지는 사고가 있었다보니 시야 방해석이 생겼다. 그 자리들은 판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실상의 매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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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을 비롯해 이대호 김태균 채태인 이동현 등 '82년생 황금세대' 친구들도 현장을 찾아 함께 자리를 빛냈다.
오승환은 21세기 한국 야구 마무리투수의 대명사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2차 1라운드(전체 5번)로 입단한 이래 한국 프로야구 기준 삼성에서만 15시즌을 뛴 원클럽맨이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진출해 2년간 뛴 뒤 메이저리그로 건너갔고,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시작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뛴 뒤 2019년 삼성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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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를 떠나보내는 삼성은 이날 오승환의 은퇴 및 영구결번 행사를 화려하게 준비했다. 경기전 라이온즈파크 외벽에 현수막과 포토 스팟을 꾸미는 등 열과성을 다한 준비가 돋보였다. 삼성 선수들은 모두 '파이널 보스'라는 문구와 등번호 21번이 새겨진 기념 유니폼 차림으로 경기에 임했다.
오승환의 가는 길은 디아즈가 화려하게 밝혔다. 디아즈는 1회초 김성윤-구자욱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2루 찬스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시즌 50번째 아치를 그렸다. 이로써 디아즈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150타점, 외국인 타자 첫 5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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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8회말 KIA 1루수 오선우의 송구 실책으로 만들어진 1사 1,3루 상황에서 강민호의 1타점 땅볼로 1점을 추가하며 오승환이 등판할 판을 깔았다.
오승환은 뜨거운 환호 속 등판, 대타 최형우를 삼진 처리한 뒤 박수 속에 교체됐다.
삼성 후라도는 7이닝을 2안타 무실점 10K 완벽투로 틀어막으며 시즌 15승을 달성했다. 삼성은 8회 김태훈, 9회 오승환-김재윤으로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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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