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께 빌자마자" 이래서 울었구나, 그 무릎으로 'WS 32년 한풀이 역전포' 진짜 기적이었다

최종수정 2025-10-22 01:22

"신께 빌자마자" 이래서 울었구나, 그 무릎으로 'WS 32년 한풀이 역…
토론토 블루제이스 조지 스프링어. UPI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신께 이기게 해달라고, 우릴 축복해달라고 무릎을 꿇고 빌었는데, 스프링어가 홈런을 치더라고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말이다. 월드시리즈 탈락이 가까워진 순간. 게레로 주니어가 무릎을 꿇고 간절히 빌었더니 스프링어가 단 한 방으로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끌었다. 진짜 기적이었다.

토론토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4대3으로 역전승했다. 토론토는 시리즈 2패까지 몰렸다가 2승2패 균형을 맞추고, 2승3패에서 다시 6, 7차전 승리를 따내며 4승3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1993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32년 만이었다.

1-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7회말. 토론토가 역전 드라마를 썼다. 선두타자 애디슨 바거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시아 키너 팔레파가 중전 안타를 쳐 무사 1, 2루로 연결했다.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시애틀은 정규시즌 15승 투수 브라이언 우를 구원 등판 시키는 승부수가 통하지 않자 급히 에두아르드 바자르도로 교체했다.

꼭 득점이 필요한 순간. 타석에 조지 스프링어가 들어섰다. 스프링어는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우가 던진 시속 97마일(약 156㎞)짜리 강속구에 오른쪽 무릎을 강하게 맞아 상태가 온전치 않았다. 타격할 때도 통증이 있어 보였는데, 언제 아팠냐는 듯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스프링어는 볼카운트 1B0S에서 바자르도의 싱커가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중월 3점포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4-3 역전.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을 직감한 토론토 선수들과 코치들은 얼싸안고 더그아웃에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9회 마무리투수 제프 호프먼이 등판해 1이닝 3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경기를 끝내자 토론토 선수들은 포효했다. 게레로 주니어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절실했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신께 빌자마자" 이래서 울었구나, 그 무릎으로 'WS 32년 한풀이 역…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왼쪽)가 눈물을 흘리자 조지 스프링어가 안아주며 달래고 있다. UPI연합뉴스

"신께 빌자마자" 이래서 울었구나, 그 무릎으로 'WS 32년 한풀이 역…
눈물을 흘리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P연합뉴스
게레로 주니어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스프링어가 홈런을 친 순간 감정이 올라왔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일은 7회말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내가 한 기도였다. 무릎을 꿇고 신께 이기게 해달라고, 우리를 축복해 달라고 빌었더니 진짜 그렇게 해줬다. 그러자마자 스프링어가 홈런을 쳤으니까. 정말 좋았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실 스프링어의 몸 상태는 이날도 온전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오직 팀의 32년 묵은 한을 풀기 위해 참고 나섰다. 스프링어의 결승 홈런이 동료들에게 더 묵직하게 다가온 이유다.

스프링어는 경기에 앞서 무릎 부상과 관련해 질문이 쏟아지자 "100% 몸 상태로 뛰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누구도 자신의 몸 상태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일단 그라운드에 나가면 플레이를 해야 하고, 그날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것이다. 나는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고, 그래서 경기에 나가서 뛰게 하는 것이다. 내가 몸 상태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경기 후 영웅이 된 스프링어는 "우리 팀, 팬들, 우리 시, 우리 나라 덕분에 정말 행복하다. 우리가 이곳에서 뛰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에너지였다. 우리는 팬 전부를 사랑한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토론토 선발투수였던 셰인 비버는 "스프링어가 해낸 것에 정말 놀랐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스프링어는 스프링어다.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엄지를 들었다.

토론토를 위해 이날 구원 등판했던 1선발 케빈 가우스먼은 "보자마자 넘어갈 줄 알았다.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 모두 완전히 미쳐 있었다. 스프링어는 믿을 수 없는 선수다. 지금처럼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스프링어다. 중요한 순간 활약할 수 있는 대단한 선수다. 솔직히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칭찬했다.

스프링어는 "이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난 우리 팀을 사랑하고, 동료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경기에 뛰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난 이곳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했다.

토론토는 1992, 1993년에 이어 구단 역대 3번째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토론토의 월드시리즈 진출 시 우승 확률은 100%다.


"신께 빌자마자" 이래서 울었구나, 그 무릎으로 'WS 32년 한풀이 역…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극적인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끈 조지 스프링어가 트로피를 들고 포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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