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삼성, 그 중심에 '70억 미운 오리→가을 백조' 최원태 있다…김영웅이 만든 기회, 오묘한 미소의 의미는 [PO포커스]

최종수정 2025-10-24 11:03

미라클 삼성, 그 중심에 '70억 미운 오리→가을 백조' 최원태 있다…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7회 투구를 마치고 포효하는 최원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9/

미라클 삼성, 그 중심에 '70억 미운 오리→가을 백조' 최원태 있다…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7회를 삼자범퇴로 마치며 주먹을 쥐어보이는 삼성 최원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9/

미라클 삼성, 그 중심에 '70억 미운 오리→가을 백조' 최원태 있다…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5회 투구를 마치고 밝은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는 삼성 선발 최원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9/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70억 중에 50억 정도는 이미 돈값 했다고 봐야되지 않겠어요?"

올가을 최원태의 활약을 지켜본 한 야구 관계자의 말이다.

'70억 팔' 미운오리에서 하루아침에 백조로 거듭났다. 이제 외나무다리에서 시즌 MVP가 유력한 괴물투수를 만났다.

피할 길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넘기 힘든 벽이다. 하지만 이미 기적의 사나이로 자리매김한 마당에, 이번 고난마저 이겨낸다면 '가을영웅'의 칭호가 아깝지 않다.

24일 한화생명볼파크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이 열린다. 2승2패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 누구의 우세를 말하는게 의미가 없다. 어떻게든 이겨내고 버텨내는 쪽이 승리한다.

삼성은 올시즌 '미라클'이란 찬사에 걸맞는 행보를 이어왔다. 한때 8위까지 추락했고, 박진만 감독의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다.


미라클 삼성, 그 중심에 '70억 미운 오리→가을 백조' 최원태 있다…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7회를 삼자범퇴로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삼성 최원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9/
하지만 박진만 감독의 뚝심이 통했다. 그는 주전 포수 강민호가 "사람 일은 모른다. 그래서 FA"라며 던진 농담에 대해 "나도 올겨울 FA"라고 맞받을 만큼 대범했다. 은퇴 시즌을 맞이한 오승환을 전력에서 과감하게 제외하고 현재에 올인했다.

그 결과 삼성은 힘겨운 순위싸움을 이겨내고 4위로 홈어드밴티지를 안은 채 와일드카드전에 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즌 막판 9연승의 기세를 몰고온 NC 다이노스에 이어 SSG 랜더스까지 연파하며 기세를 올렸고, 그 무서운 폰세 와이스 류현진을 난타하며 이제 한국시리즈까지 단 한걸음만을 남겨뒀다.


시즌 중 마무리로 경험을 쌓은 이호성은 그 경험치를 살려 가을무대에서 언터쳐블로 거듭났고, 생애 최악의 해를 보낸 김재윤은 그 좌절감을 양분 삼아 역시 반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바로 최원태다. 2023년 LG로 깜짝 트레이드된 뒤에도 내구성이 돋보였다. 지난해 126⅔이닝을 소화하며 9승,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올해 124⅓이닝을 책임지며 8승을 올렸다. 규정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선발의 한 축 역할을 맡았다.


미라클 삼성, 그 중심에 '70억 미운 오리→가을 백조' 최원태 있다…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4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삼성 최원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9/
하지만 기대치에는 턱없이 못미쳤다. 큰 맘먹고 4년 70억원을 투자했건만, 올시즌 평균자책점은 4.92로 커리어로우에 가까웠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8번에 불과했다. 등판할 때마다 팬들의 탄식을 절로 부를 만큼 기복이 심했다.

심지어 큰 경기에는 약하기로 이름난 그였다. 지난해까지 단 1승도 없었고, 평균자책점이 9.89에 달했다. 심지어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WC) 1차전에서도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볼넷 하나 내준뒤 곧바로 교체됐다.

그랬던 최원태가 완전히 달라졌다. 와일드카드전에서 혈투를 치름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처럼 내놓은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8K의 인생투로 지쳐가던 삼성을 단번에 각성시켰다. 지난 19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7이닝 1실점 쾌투를 이어갔다.

식은땀이 맺힌 듯한 어색한 미소도 어느덧 자신감 넘치는 포효와 세리머니로 거듭났다. 특히 김영웅의 연타석 스리런으로 대역전승을 거둔 4차전에는 5차전 선발로 나설 최원태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최원태는 카메라를 피하지 않고 데뷔초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릴 슌도 받지 못했던 관심을 만끽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내내 관중석을 파랗게 물들인 삼성팬들은 목청껏 최원태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굴러온 돌' 최원태가 삼성의 가을 에이스로 거듭난 해다.

최원태는 "이제 즐기면서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만 감독조차 "요즘처럼 웃는 얼굴은 처음 본다. 이젠 믿음직하다"고 말할 정도다


미라클 삼성, 그 중심에 '70억 미운 오리→가을 백조' 최원태 있다…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7회를 삼자범퇴로 마치며 주먹을 쥐어보이는 삼성 최원태.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9/
팀의 운명이 걸린 '끝장승부'다. 폰세는 투수 4관왕, 규정이닝 기준 2010년 류현진 이후 15년만의 1점대 평균자책점, 역대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까지 세운 자타공인 올해 최고의 투수다. 시즌 MVP 수상도 유력하다.

하지만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오래 쉰 탓인지, 오랜만의 등판이라서인지,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거듭됐다. 행운의 승리투수였다.

만약 5차전에서 삼성이 승리할 경우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처음 도입된 2015년 이후 두산 베어스(2021)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와일드카드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팀이 된다.

화룡점정을 이뤄낼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가을의 전설로 기억될 '최가영(최원태는 가을영웅)'의 탄생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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