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3연투'로 우승한 21세기 최초의 감독 → 역대 최고의 '관리자' LG 염경엽

최종수정 2025-11-02 07:07

'NO 3연투'로 우승한 21세기 최초의 감독 → 역대 최고의 '관리자'…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우승 감독상을 수상한 LG 염경엽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31/

'NO 3연투'로 우승한 21세기 최초의 감독 → 역대 최고의 '관리자'…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염경엽 감독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31/

'NO 3연투'로 우승한 21세기 최초의 감독 → 역대 최고의 '관리자'…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우승을 차지한 LG 염경엽 감독이 환호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31/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역대 최고의 '관리자(Manager)'라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3년 임기 동안 2차례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는 정규시즌 '3연투'가 한 차례도 없었다. 불펜 야구가 강조되는 현대 야구에서 3일 연속 등판하는 3연투는 투수 혹사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팬들은 3연투를 두고 '투수를 갈아 넣는다'고 표현할 정도다.

선발 의존도가 크고, 분업 개념이 희미했던 과거에는 오히려 3연투가 덜했다. 1982년 OB(현 두산) 1988년 해태(현 KIA), 1991년 해태, 1993년 해태가 정규시즌 3연투 없이 통합 우승했다.

3연투 없는 우승은 21세기 최초다. 염경엽 감독은 투수를 '갈아 넣지 않고' 우승했다.

LG의 2025년 처음이자 마지막 3연투가 포스트시즌인 한국시리즈 5차전에 나왔다. 그나마도 올 시즌 39경기 41이닝만 던진 마무리투수 유영찬이었다. 무리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현식이 6월 10일 더블헤더 1, 2차전과 11일 경기까지 나온 적이 있는데 3일 연속은 아니었다.

LG는 10월 3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4대1로 승리하며 웅장한 마침표를 찍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이다. 2023년에 이어서 징검다리 통합 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염경엽 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관리'에 있다. 염경엽 감독은 정규시즌 144경기에 포스트시즌 10경기 내외까지 이어지는 장기 레이스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철학이 확고하다. 승부를 걸어야 할 타이밍을 정확히 안다. 참고 또 참으면서 선수들의 체력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는다.


'NO 3연투'로 우승한 21세기 최초의 감독 → 역대 최고의 '관리자'…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5차전. LG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염경엽 감독과 포옹을 하는 오스틴의 모습.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31/

'NO 3연투'로 우승한 21세기 최초의 감독 → 역대 최고의 '관리자'…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5차전. LG가 4대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염경엽 감독이 챔피언 티셔츠를 들어보이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31/

'NO 3연투'로 우승한 21세기 최초의 감독 → 역대 최고의 '관리자'…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5차전. LG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염경엽 감독과 포옹을 하는 김현수의 모습.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31/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불펜 운영이다. LG는 올해 3연투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현대야구에서 주목할 만한 업적이다.


8구단 체제를 유지하던 KBO리그는 2013년 9구단, 2015년 10구단으로 급격히 몸집을 불렸다. 정규시즌도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났다. 아마추어 야구 풀은 그대로인데 구단만 늘어나니 선수 수급이 어려워졌다. 외국인선수 보유가 2명에서 3명으로 늘었고, 2026년에는 아시아쿼터까지 도입된다.

2012년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8팀에 22명이었다. 2025년은 10팀으로 2팀이 더 많은데도 22명으로 같다. 외국인투수도 없던 1993년에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34명이나 됐다.

21세기 야구에서 5선발은 커녕 3선발도 제대로 돌아가는 팀이 많지 않다. 선발투수가 일찍 내려가면 남은 이닝은 불펜이 돌려 막아야 한다. 필승조 출전 빈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LG가 올해 3연투를 돌려도 되지 않을 만큼 풍족한 필승조를 보유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L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25로 리그 3위였다. 구원 이닝과 출전 경기 리그 상위 10명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김진성 1명 뿐이다. 전반기에는 김진성 박명근에게 의존하면서 김영우를 키웠다. 후반기에는 이정용 유영찬을 중용했다. 김강률과 장현식을 컨디션이 좋을 때 활용했다. 이지강 백승현 함덕주 카드도 요소요소에서 써먹었다.


'NO 3연투'로 우승한 21세기 최초의 감독 → 역대 최고의 '관리자'…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4차전.7대4로 역전승을 거둔 LG 염경엽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30/

'NO 3연투'로 우승한 21세기 최초의 감독 → 역대 최고의 '관리자'…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5차전. 8회말 등판한 김진성이 투구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31/
염경엽 감독은 전반기에 1위를 빼앗겨 2위로 마치면서도 "우리는 아직 어떤 승부도 걸지 않았다"며 서두르지 않았다. 인내는 9월 5.5경기 승차 뒤집기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막판에 위기가 왔지만 끝까지 버텨내며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석권했다.

염경엽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면서 정말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어려움들을 우리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서로 소통하며 메워갔다. 누구 한 사람 특출나게 잘해서 우승한 게 아니다. 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마음을 공유하면서 만들었고, 그 덕분에 우승한 것 같다"고 선수단 전체와 공을 나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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