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이럴수가! 8년간 헌신했는데 방출 엔딩이라니…' 피츠버그 충격결정, 배지환 웨이버 공시. 메이저리그 도전 여기서 끝인가

기사입력 2025-11-05 16:20


[집중분석]'이럴수가! 8년간 헌신했는데 방출 엔딩이라니…' 피츠버그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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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8년의 도전'이 최악의 결말로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실력을 펼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8년 전 미국으로 떠난 배지환(26)의 커리어에 최대 위기가 닥쳤다. 8년간 성공을 꿈꾸며 열정을 바친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결국 배지환을 웨이버로 공시했다.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없다는 결정이다.

피츠버그 소식에 정통한 지역매체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5일(이하 한국시각) '피츠버그 구단이 외야수 배지환과 내야수 리오버 페게로, 투수 잭 리틀을 웨이버로 공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배지환은 7일 이내에 다른 팀이 데려가지 않을 경우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바뀐다. 더 이상 메이저리거가 아니라는 뜻이다.

피츠버그 구단은 7일까지 40인 로스터를 정비해야 한다. 60일 부상자명단에 있는 선수 5명을 40인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자리에서 5명을 제외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단 피츠버그는 5일자로 3명의 선수를 먼저 정리했고, 나머지 2명도 추가로 정리할 예정이다.


[집중분석]'이럴수가! 8년간 헌신했는데 방출 엔딩이라니…' 피츠버그 충…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이 충격적인 세 번째 마이너리그 강등을 겪었다. 이는 피츠버그가 이제 더 이상 배지환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배지환은 결국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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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은 가장 먼저 '정리대상'으로 선정됐다. 워낙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보여준 성적이 없기 때문이다.

배지환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인 끝에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며 기대치를 높였다. 스프링캠프 20경기에서 타율 0.381(42타수 16안타), 1홈런, 4타점, 13득점, 3볼넷, 3도루, OPS 1.017을 기록하면서 팀내 타율과 안타, 득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은 불과 2경기만에 물거품이 됐다. 스프링캠프의 뛰어난 성적은 '진짜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더불어 배지환의 신중하지 못한 플레이도 피츠버그 코칭스태프의 눈밖에 나게 된 원인이었다. 첫 선발 경기였던 3월 30일 마이애미 전에서 삼진을 3개나 당하며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음 날 마이애미전에는 대주자로 나왔다가 어수선한 주루플레이를 보인 끝에 주루사하며 데릭 쉘턴 당시 피츠버그 감독의 눈 밖에 나버렸다.

결국 배지환은 지난 4월 4일, 첫 번째로 마이너리그 강등을 겪었다. 이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꽤 괜찮은 활약을 펼치던 배지환은 지난 5월10일에 빅리그로 콜업되며 다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때도 불과 5경기에서 7타수 1안타(타율 0.143)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고, 결국 1주일 만에 다시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집중분석]'이럴수가! 8년간 헌신했는데 방출 엔딩이라니…' 피츠버그 충…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이 충격적인 세 번째 마이너리그 강등을 겪었다. 이는 피츠버그가 이제 더 이상 배지환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배지환은 결국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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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는 세 번째 기회를 줬다. 사실상의 마지막 시험무대였다.

배지환은 지난 9월 8일 올해 세 번째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기회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9월 콜업 이후 6경기에 출전했지만,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그나마 유일한 장점으로 평가되는 주루 능력조차도 부실했다. 발은 빠를 지 몰라도, 야구 센스와 경기 집중력이 떨어져 팀에 도움이 못된다는 치명적인 문제점만 노출됐다. 9월 15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2회초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한 배지환은 다음 타자 제러드 트리올로 타석 때 곧바로 2루 도루에 나섰다. 빠른 스피드를 살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마무리하려 했다. 스타트도 빨랐고, 주루와 슬라이딩의 연계까지도 빨랐다. 여유있는 세이프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배지환은 슬라이딩의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2루 베이스에 멈췄어야 하지만, 슬라이딩 스피드를 통제하지 못하는 바람에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즉시 태그가 이뤄졌고, 아웃이 선언됐다. 이후 배지환은 4회초 유격수 땅볼에 이어 7회와 9회에는 연속 삼진을 당했고,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결국 피츠버그 구단은 올 시즌을 통해 배지환의 한계를 확실히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이번 웨이버 공시에 담겨 있다.

이로써 배지환은 8년에 걸친 피츠버그와의 인연을 마무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집중분석]'이럴수가! 8년간 헌신했는데 방출 엔딩이라니…' 피츠버그 충…
배지환이 경북고 3학년 때인 2017년 제72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주고와 16강전에서 9회말 끝내기 3점 홈런을 날린 뒤 환호하는 모습. 스포츠조선 DB
배지환은 대구 경북고를 거쳐 2018년 3월 피츠버그와 125만달러(약 18억원)에 계약 한 뒤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던 배지환은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소속이던 2022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로 콜업돼 빅리그에 데뷔했다.

2023년에는 메이저리그 111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31 2홈런 32타점 54득점 24도루 OPS 0.608을 기록하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2024년 고관절 부상이 겹치는 바람에 29경기 출전에 그쳤다. 계속 약점으로 지적받던 타격은 더 나빠졌다. 타율이 겨우 0.189에 그쳤다.


[집중분석]'이럴수가! 8년간 헌신했는데 방출 엔딩이라니…' 피츠버그 충…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버리츠의 배지환이 1월 11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전 인터뷰에 응하는 배지환.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11/
올해도 세 번이나 빅리그 기회를 얻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끝에 13경기 출전 타율 0.050(20타수 1안타) 5볼넷 9삼진 4도루 OPS 0.290이라는 형편없는 성적을 남겼다. 어느 팀이라도 이런 정도의 성적을 낸 선수는 방출 1순위다. 피츠버그를 원망할 수 없는 이유다.

이제 배지환은 커리어의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일단 피츠버그와의 8년 인연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하려면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배지환에 대해 '여전히 26세로 젊은데다 빠른 발과 수비 범위에 강점이 있다. 변화를 원하는 팀이 로우 리스크 카드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건 원론적인 이야기다. 아직 구체적으로 배지환을 원하는 팀은 없다. 즉시전력감이 아닌 만큼, 새로운 팀을 찾더라도 스토브리그 막판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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