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대 외야수의 충격적 추락과 미스터리...'재수' 카드 있는데, 왜 FA 신청을 했을까

기사입력 2025-11-11 00:07


전 국대 외야수의 충격적 추락과 미스터리...'재수' 카드 있는데, 왜 …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최원준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01/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원준은 왜 FA 신청을 했을까. 재수 전략은 생각하지 않았던 걸까.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그 책임은 그 선택을 한 본인에게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일생일대 기회는 바로 FA 계약이다. 짧게는 7년, 길게는 10년 이상 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기량만 갖추고 있다면 엄청난 계약금과 연봉을 팀들이 제시하며 영입전을 벌인다. 대형 FA 계약을 하는 게 대부분의 야구 선수들의 꿈이다.

하지만 FA 자격을 얻었다고, 무조건 FA 신청을 한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그래서 'FA 미아', 'FA 재수'라는 단어도 탄생했다. 찾을 팀이 없는대 무턱대고 FA 신청을 하면 '괘씸죄'를 짓는 듯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FA를 앞두고 부진했던 선수들은, 명예 회복을 한 뒤 다시 대형 계약에 재도전하고자 유예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성적, 기량을 냉철하게 객관하하고 시장 상황에 대한 예측을 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FA 시장은 박찬호, 강백호, 김현수, 박해민 등이 대어로 꼽힌다. 이 선수들은 '미아'가 될 확률은 0.00000001%도 안 된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진정한 FA 권리를 누릴 수 있는 후보들이다.

하지만 '이 선수는 왜 신청을 했지?'라고 생각이 드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최원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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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DB
공-수-주 다 갖춘 선수다. 3할 타율을 칠 수 있고, 발도 빠르며, 외야 수비력도 좋다. 다재다능하니 국가대표로도 늘 소집이 됐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의 한 축일 때만 해도, 1년 후 최원준이 '대박'을 터뜨릴 거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FA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일까. 시즌 초반부터 극도로 부진했다. 방망이가 안 맞자, 수비에서도 충격적인 실수가 나왔다. 이범호 감독이 어쩔 수 없이 2군에 보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KIA는 불펜 투수가 필요했다. 트레이드를 해야했다. 안그래도 최형우, 박찬호, 양현종, 조상우 등 내부 FA들이 수두룩했다. 최원준을 카드로 사용했다. 충격적 트레이드였다. KIA에서 데뷔해 간판 스타가 될 길을 걷고 있던 최원준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그만큼 올해 부진이 심각했다는 것이었다.

NC 다이노스도 최원준을 살려보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시즌 타율 2할4푼2리 6홈런 44타점 26도루. 도루 빼고는 형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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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NC의 경기, 이날 자신의 파울타구에 맞아 교체됐던 NC 최원준이 더그아웃에서 8회말 팀의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19/
하지만 최원준은 젊다. 내년 29세다. 원래 가진 기량이 있으니, 충분히 풀타임 3할 타자로 돌아올 여지가 있었다. 이런 선수들이 FA 재수를 선택한다. 제 실력을 찾으면, 계약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 때 신청하지 않으면, 기회가 아예 없어지는 제도라면 무조건 신청을 하는 게 맞지만 1년 뒤 더 좋은 협상 기반을 만들어놓고 그 기회를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런데 최원준은 FA 신청을 했다. 안그래도 기량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났는데, 또 A등급이다. 보호선수 20명 외 보상 선수에, 보상금 8억원이 달려있다. KIA가 FA가 되는 최원준을 지키기 위해 연봉을 대폭 인상해준 게, 현재의 최원준에게는 족쇄가 되는 분위기다.

원소속팀이라도 적극성을 갖고, 높은 금액을 제시해야 몸값이 오르는데 NC는 모기업의 재정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 확신이 없는 선수에 큰 돈을 쓸 분위기도 아니고, 여지껏 그런 기조로 팀 운영을 해왔다.


전 국대 외야수의 충격적 추락과 미스터리...'재수' 카드 있는데, 왜 …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말 무사 1루 한화 하주석이 병살타를 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31/
아무리 생각해도 왜 FA 신청을 했을까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 소중한 FA 기회를 날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지난해 하주석이 FA 신청을 무리하게 했다 미아 위기에 처했다.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가 '의리'로 1년 1억1000만원 계약을 해줬다. 그리고 올해 하주석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재수를 하고, 올해 F신청을 했다면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수 있다.

굳이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올해 성적과 관계 없이 원소속팀 외 다른 팀이 자신에게 오퍼를 할 걸 확신하는 경우, 아니면 개인 사정상 1년이라도 빨리 계약금 등 '목돈'이 필요한 경우 정도다. 과연 최원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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