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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역사상 올해처럼 지명타자가 양 리그를 공히 지배한 적은 없었다.
우선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설명이 필요없는 지명타자다. 선발등판하지 않는 날엔 늘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나섰다. 지명타자로 144경기, 투수로 14경기에 각각 선발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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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선발출전 경기수가 우익수로 95경기, 지명타자로 56경기다. 2016년 데뷔 이후 지명타자 비율(37.1%)이 2023년 다음으로 높았다. 이는 저지가 지난 7월 팔꿈치 부상을 입어 8월 6일 복귀 후 9월 초까지 지명타자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명타자는 저지가 통산 20%의 비율로 선발출전했으니 익숙한 자리임에 틀림없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호세 라미레즈는 본업인 3루수로 132경기, 지명타자로 26경기에 각각 선발출전했다. 지명타자 비중이 16.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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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발표 예정인 양 리그 MVP는 NL은 오타니가 확정적이고, AL은 롤리와 저지의 치열한 2파전다.
누가 뭐래도 가장 큰 이슈는 오타니가 생애 4번째 MVP도 만장일치로 거머쥐느냐다. 투타 겸업을 본격화한 2021년과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른 2023년, 다저스 이적 후 첫 시즌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2024년, '오타니=MVP'에 이견을 단 기자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도 NL 투표 기자단 30명 전부가 오타니를 지지할 지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지명타자 전문 슈와버의 활약상에 주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NL 홈런 1위(56개), 양 리그 합계 타점 1위(132개)를 차지했다. 모든 통계 부문서 커리어 하이를 찍은데다 필라델피아의 NL 동부지구 우승을 이끌었다는 점은 분명히 평가받아야 한다.
특히 슈와버는 지난달 말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의 'NL 아웃스탠딩 플레이어(NL Outstanding Player)'에 선정됐다. 이 상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즉 선수들은 슈와버가 오타니보다 뛰어난 시즌을 보냈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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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컬하게도 지명타자가 MVP 투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건 전적으로 오타니의 공이라고 봐야 한다. 그는 지난해 1973년 지명타자가 등장 이후 최초로 지명타자 MVP가 됐다.
이전에 지명타자가 MVP가 될 수 없었던 건 수비를 하지 않는 '반쪽 선수'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오타니가 등장해 역사적인 대업을 세우면서 이러한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작년 오타니가 50-50에 근접할 다시 동료들의 말을 되새겨보자.
프레디 프리먼은 "난 지명타자는 MVP 돼서는 안 된다고 늘 생각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올해 하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지명타자가 MVP가 될 수 없다는 걸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클레이튼 커쇼는 "MVP는 가장 가치있는 것들을 모두 망라해야 한다. 수비가 일정 부문 그 역할을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공격력이 너무 뛰어나면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다. 오타니가 MVP 자격이 있다"고 했다.
슈와버도 이런 찬사를 들을 만하다. 다만 그는 올해 오타니를 만났을 뿐이다. 만약 1개라도 이탈표가 나온다면 그건 슈와버로 향했을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