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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답답하다."
박찬호와 김현수가 끝이 아니다. 투수 이영하와 조상우, 최원준, 포수 강민호까지 다 같은 리코스포츠 에이전시 소속이다. 영입전이 붙을 만한 FA들을 일찍이 포섭해 연쇄적으로 대형 계약을 이끄는 게 리코스포츠의 오래된 전략이다.
2022년 겨울 포수 FA들이 쏟아져 나올 때였다. 최대어 양의지를 비롯해 유강남, 박동원, 박세혁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렸는데 4명 가운데 박동원을 제외한 3명을 리코스포츠가 데리고 있었다.
두산과 NC 다이노스는 주전 포수들을 트레이드하는 꼴이 됐다. 먼저 양의지가 NC에서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4+2년 총액 152억원 잭팟을 터트렸다. 양의지를 잃고 패닉이 된 NC는 시장에 마지막으로 남은 박세혁을 4년 46억원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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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는 투수 FA 최대어로 알려져 있다. 선발과 불펜이 가능하고, 1997년생이라 어린 편이며 B등급으로 보상 규모까지 작으니 복수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영하가 먼저 계약을 하고, 영입전에 붙었다가 계약에 실패한 구단은 리코스포츠의 다른 고객인 조상우, 최원준 등과 계약을 고려할 가능성이 생긴다.
KBO규약 제42조 '대리인은 동시에 구단당 선수 3명, 총 선수 15명을 초과하여 대리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지만, 특정 대리인 독과점 문제는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코스포츠가 다른 에이전시와 비교해 업무 처리 능력이 너무 뛰어나다 보니 선수들이 다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이야기한다.
구단들은 해마다 "답답하다"라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똑같은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리코스포츠는 또 최대어의 대형 계약을 이끌었고, 구단들은 원하는 선수의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어쨌든 가장 큰돈이 들 선수부터 계약을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에이전시 소속 FA들은 방치 아닌 방치가 될 수밖에 없다. 21명이 시장에 나온 상황에서 열흘 동안 박찬호와 두산 내부 FA 조수행의 계약까지 단 2건 밖에 성사되지 않은 이유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리코스포츠와 같은 경쟁력을 갖춘 또 다른 에이전시가 필요하다. 다른 에이전시들이 주춤한 사이 리코스포츠는 이미 대형 선수들을 다 흡수한 거대 에이전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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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