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KT전. 7회말 1사 만루 이호연이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대주자로 교체되며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9/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타격 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
KIA 타이거즈는 19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KT 위즈 내야수 이호연을 3라운드에 지명했다. KIA는 KT에 양도금 2억원을 지급한다.
KIA는 내년 내야에 물음표가 여럿 붙어 있다. 일단 주전 유격수가 없다. 박찬호가 FA 최대어 대우를 받고 두산 베어스와 4년 80억원에 계약해 이적했다.
박찬호의 이적으로 3루수와 2루수 2자리도 물음표가 생겼다. 기존 3루수였던 김도영을 유격수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러면 3루수까지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 베테랑 2루수 김선빈은 냉정히 풀타임을 다 뛰기 어렵기에 당장은 백업이면서 차기 주전이 될 선수를 키워야 한다. 유격수, 3루수, 2루수까지 내야 포지션 대부분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KIA에는 이미 유격수와 2루수가 가능한 선수들이 많다. 김규성 박민 정현창 등이 현재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수비는 박찬호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타격. 세 선수 모두 1군 풀타임 경험이 부족하기도 하고,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타격을 훨씬 많이 보완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삼성의 경기. 타격하는 KT 이호연.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21/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KT전. 6회말 1사 1, 2루 이호연이 1타점 2루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4/
이호연은 반대의 능력치를 갖고 있다. 타격이 괜찮다. 올해 1군 32경기에서 타율 0.343(70타수 24안타), 1홈런, 8타점, OPS 0.864를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 확대 엔트리 때 1군에 올라와서 성적이 좋았다. 9월 이후 13경기에서 타율 0.368(19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적은 기회를 잘 살렸고, 덕분에 KIA의 눈에도 들었다.
수비는 KIA 기존 내야수들과 비교해 떨어진다. 대신 내야 모든 포지션이 가능하다. 내야에 빈 곳이 생기면 채울 정도는 된다. 현재 KIA 내야 사정을 고려하면 가장 적합한 영입이었다. KIA는 이호연을 즉시전력감으로 평가하고, 기존 선수들과 경쟁을 붙인다.
심재학 KIA 단장은 "모든 포지션에서 수비가 강하진 않지만, 모두 가능하다. 타격 능력이 어느 정도 검증됐기에 뽑았다. 현장에서도 이호연을 원했다"고 이야기했다.
이호연은 내년이면 31살이 된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18년 롯데 자이언츠에 6라운드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3년 KT로 트레이드됐고, 프로 무대를 밟은 지 8년 만에 고향팀 KIA로 왔다.
냉정히 지난해까지는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낼 만한 성적을 내진 못했고, 올해도 기회가 적은 백업 선수였으나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스스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이호연은 30대 이후 꽃피는 대기만성형 선수가 될 수 있을까.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KT와 LG의 경기. 경기 전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이호연.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