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출신 FA 강타자 강백호가 전격 한화 이글스행에 합의(20일 스포츠조선 단독 보도)했다. 한화와 강백호는 19일 밤 만나 FA 계약에 대한 합의를 마쳤고, 20일 사인한다. 강백호의 몸값은 100억원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는 당초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에 무게를 더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중 파라곤 스포츠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실제 20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쇼케이스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한화의 적극적 움직임에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취소했다.
FA는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권리다. 강백호가 한화에 간다고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2018년 KT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KT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하던 선수이기에, 갑작스런 한화 이적 선택은 궁금증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KT도 그냥 보고 있었던 건 절대 아니다. 팀 스타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KT는 강백호의 미국행 의지를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메이저 진출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돌아왔을 때 본격적인 협상을 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마저도 불안했다. KT는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강백호 설득에 나섰다. 두 번째 만남에서 첫 조건을 제시했다. 그리고 19일 세 번째 만남에서는 그 조건을 더욱 상향시켰다. 총액은 한화 제시액과 큰 차이가 없고, 보장액은 역대 FA 계약을 비교하더라도 상상을 초월할 금액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롯데전. 2회초 무사. 강백호가 솔로포를 친 후 환영받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7/
한화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는 소식을 들은 KT는 수차례 전화 통화로 강백호를 설득했으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강백호는 KT와는 직접 협상을 하다, 한화와 협상 때는 에이전트와 동행해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또 한화 외에 다른 한 구단도 강백호에게 마지막까지 오퍼를 던지며 경쟁이 심화됐다.
그리고 KT는 올시즌 초 강백호에게 비FA 다년계약안도 제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때도 총 액수가 섭섭지 않을 수준이었는데, 강백호는 FA가 된 후 시장에 나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KT는 이번 FA 시장 적극 참전을 예고했으나 1차 타깃이었던 유격수 박찬호를 두산 베어스에 내줬다. 그리고 강백호도 한화로 갔다. 박찬호 때 역시 KT는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했지만, 박찬호는 두산을 선택했다. KT가 협상 막판 금액을 올렸다면 선수를 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나친 '오버페이'는 경계하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는 FA 협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FA 광풍 시대'에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대처를 하고 있는 KT다. 무조건 선수 놓쳤다고 비판 받아야 할 상황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