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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규정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
결론은 제도, 규정의 허술함을 이용한 것이다. 에이전트 계약은 대형 계약을 앞둘 때, 중요한 선수의 연봉 계약을 앞둘 때만 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매니지먼트 계약으로 묶어놓는다.
결국 엄밀히 말하면 규정 위반운 아니다. 하지만 이 독과점이 문제라고 인식한다면 제도를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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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취재 과정 단장들은 할 말이 많아보였다. A 구단 단장은 "KBO라는 규모가 크지 않은 시장에서 에이전트 한 명이 선수 몸값과 이동을 좌지우지 한다는 건 리그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B 구단 단장은 "선수 보유에 대한 규정을 명확하게 손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키는 KBO가 쥐고 있다. 규정이라는 게 구단을 대표하는 이사회, 실행위원회의 의견 개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결국 허구연 총재를 중심으로 KBO가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 실제 KBO리그 사장단은 일본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평가전을 관전하기 위해 허 총재와 함께 일본에 넘어갔을 때, 허 총재에게 리코의 독점 문제에 대한 우려를 직접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고위 관계자는 리코의 독과점 논란에 대해 "KBO도 이 문제를 충분하게 인지하고 있다"며 "그냥 지켜보고 있기만 할 일은 분명히 아니다. 규정 보완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확산되는 독과점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줄어든다.
보완책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보유 선수 전원 의무 등록제를 실시하되, 보유 선수 수를 늘려주는 방법이 있다. 리코의 성에 차지 않을 수 있지만, 독과점 방지 시스템으로 일종의 타협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니면 KBO 규정이 인정하지 않는 애매한 매니지먼트 계약 등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애초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향후 정해진 기간 같은 에이전시 정식 등록 불가 등의 규정을 명문화 하는 것이다. 아니면 에이전트 등록을 한 선수는, 최소 몇 년 동안 그 계약이 유지돼야 한다는 조항만 들어가도 이런 독과점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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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BO와 구단들 모두 냉정히 말하면 지금의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묵과하거나 서로 미룬 면도 분명히 있다.
당장 구단 실무진도 에이전트 등록 기준, 보유 선수 수 등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들이 리코를 상대하지 않을 때는 방관하다, 막상 그 소속 선수를 잡아야 하면 그 때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한탄하는 식이다. 또 문제가 생기면 구단은 "KBO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하고, KBO는 "이사회와 실행위원회에서 해야할 일"이라고 하니 해결책을 모색할 기회가 없었다.
돈도 많이 받아주고, 각종 편의를 확실히 제공하는 리코에 선수들의 마음이 끌리는 것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에이전시와 함께 하다, 큰 계약을 앞두고 리코로 이적해버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프로의 세계에서 정, 의리 등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소수의 이익 극대화로 전체의 밥줄이 달린 KBO리그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