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민은 24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안현민은 유효표 125표 가운데 110표를 독식, 득표율 88%를 기록했다. 한화 정우주 5표, KIA 성영탁과 LG 송승기가 각 3표, 삼성 배찬승이 2표, LG 김영우와 롯데 정현수가 1표씩 받았다.
KT 구단 역대 3번째 신인왕이다. 2018년 강백호(현 한화 이글스)가 구단 역대 최초로 신인왕이 됐고, 2020년 투수 소형준이 2번째 영광을 안았다. 5년 만에 안현민이 신인왕 계보를 이었다.
중고신인 성공 신화다. 안현민은 마산고를 졸업하고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8순위로 KT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는 포수였으나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구단이 제안했고 선수가 수용했다.
일찍 군 문제를 해결한 안현민은 프로 3년차였던 지난해 처음 1군을 경험했다.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어 파워 히터를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1군 16경기에서 29타석밖에 서지 않았고, 타율 0.200(25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하고 시즌을 마쳤다.
안현민은 올해도 2군 전력으로 시작했으나 퓨처스리그에서 타격감이 심상치 않았다. 타율 0.426(68타수 29안타), 5홈런, 18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강철 KT 감독은 안현민을 1군으로 불렀고, 안현민은 1군 투수들을 상대로도 대형 홈런을 펑펑 치며 괴력을 뽐냈다.
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3회초 2사 1, 2루 안현민이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1/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가졌다. 안현민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1.05/
안현민은 112경기, 타율 0.334(395타수 132안타), 22홈런, 80타점, OPS 1.018을 기록해 신인왕 0순위로 급부상했다. 출루율 0.448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장타력에 선구안까지 갖춘 것.
이강철 감독은 안현민이 1군 콜업 초반 수비가 불안했지만, 파괴력 있는 방망이를 믿고 붙박이로 기용했고 시즌 막바지에는 수비까지 좋아지면서 KT 간판타자로 기량을 꽃피웠다. 안현민은 이달 열린 일본 국가대표와 2차례 평가전에서도 연이틀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국가대표 중심타자로 성장할 기대감까지 높였다.
안현민은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군 생활을 하면서 내 몸과 마음 모두 어른스러워져서 지금과 같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KT 팬들에게) 항상 너무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잘할 때든 못할 때든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현민의 신인왕 경쟁자로는 LG 트윈스 중고 신인 좌완 투수 송승기가 거론됐다. 송승기는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7순위로 LG에 입단했다. 2022년 7경기, 2023년 1경기 출전을 더해 9⅓이닝밖에 던지지 않아 올해 신인왕 자격을 얻었다.
송승기는 올 시즌 치리노스(13승) 손주영(11승) 임찬규(11승)와 함께 LG 10승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풀타임 첫해에 이룬 큰 성과였다.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6패, 144이닝, 125탈삼진,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안현민이라는 괴물이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신인왕을 받을 만했으나 정우주에 밀려 공동 3위에 머무는 이변이 연출됐다.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LG 송승기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7/